생후 4개월 영아 폭행 후 욕조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 무기징역…친부 징역 4년 6개월
생후 4개월 영아 폭행 후 욕조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 무기징역…친부 징역 4년 6개월
18분간 무차별 폭행
분유 게운다는 이유로 극도의 분노 표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연합뉴스
생후 4개월 된 영아를 지속해서 학대하고 끝내 물이 받아진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관하고,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목격자를 협박한 친부에게는 실형이 내려졌다.
18분간의 무차별 폭행과 방치…결국 숨진 4개월 영아
사건은 2025년 10월 22일 발생했다. 친모 A씨는 이날 오전 남편 B씨와 육아 문제로 다툰 뒤, 4개월 된 둘째 아이(피해 아동)가 분유를 게워내고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분노를 폭발시켰다.
A씨는 약 18분 동안 아이를 향해 "죽어",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등의 폭언을 쏟아내며 배, 등, 머리 등 전신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이후 아이를 아기 욕조에 넣고 샤워기 물을 최대로 튼 채 화장실 밖으로 나가 2~3분간 방치했다. 다시 화장실로 돌아왔을 때 아이는 머리와 몸이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였다.
아이는 119구급대에 의해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뇌출혈(급성 경막하출혈), 다발성 갈비뼈 골절, 장기 괴사 등에 따른 출혈성 쇼크와 폐출혈 등으로 4일 뒤 사망했다.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심각한 다발성 외상이었으며 욕조 물에 의한 익사 기전도 사망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의 학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씨는 첫째 출산 후 4개월 만에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심신이 지쳐있었으며, 아이에 대한 원망과 남편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인터넷에 '모성애 안느껴', '육아 분노 조절책' 등을 검색하기도 한 A씨는 사건 발생 두 달 전부터 총 19회에 걸쳐 아이를 침대에 집어 던지거나 머리를 쿵쿵 내려치는 등 심각한 신체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살인 고의 인정돼…방어 능력 없는 취약한 영아 대상 범죄"
재판에서 A씨 측은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고, 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법원은 범행이 확정적인 살인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미필적 고의(자신의 행위로 인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이를 감수하는 것)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물리치료학을 전공하고 첫째를 양육한 경험이 있어 생후 4개월 영아가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며 "이미 이전부터 심각한 학대를 가해 아이의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며 18분간 폭행하고 물이 틀어진 욕조에 방치한 것은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4개월에 불과한 피해 아동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고 피해를 회복할 방법도 없다"며 "피고인을 일반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함으로써 엄정한 책임을 묻는다"고 무기징역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학대 알면서도 방치하고 목격자 협박까지…비정한 친부
친부 B씨 역시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B씨는 아내 A씨가 아이를 침대에 집어 던지고 때리는 등 학대하는 것을 17차례나 목격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적절한 분리나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아동유기·방임)를 받았다.
심지어 B씨는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 가 사경을 헤매고 아내 A씨가 긴급체포된 사건 당일 밤, 성매매를 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B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평소 아내의 학대 정황을 알고 있던 지인에게 연락해 "아니라고 위증을 해라", "아내에게 좋은 쪽으로 말해달라"고 종용했다. 지인이 이를 거부하자 압수수색 영장 사진을 보내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보복성 협박을 가한 혐의도 더해졌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외면했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방해하기 위해 목격자를 협박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하며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B씨가 아동학대살해의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은 점 등 죄형 균형의 원칙을 양형에 일부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