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없어 고속도로 1차로에서 멈춘 차, 그리고 전복사고…법적 책임은?
기름 없어 고속도로 1차로에서 멈춘 차, 그리고 전복사고…법적 책임은?
비상등만 켜 놓고 1차로에 정차…뒤따르던 차량이 들이받아
정차한 앞차 운전자가 책임져야 할 법적 책임은?

고속도로에서 연료가 떨어져 멈춘 승용차를 따라오던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갓길이 아닌 1차로에 비상등만 켜둔 상태로 멈춰 있다가 벌어진 사고였다. 이에 정차한 승용차 운전자는 어떤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전, 혼잡한 부산의 한 고속도로에 웬 승용차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다. 이 차량의 운전자 A씨는 인근에 갓길이 아닌 1차로에 정차한 채 다른 차량의 운행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 뒤따르던 운전자 B씨가 이를 피하지 못하고 A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 차량이 전복됐고, B씨는 부상을 입었다. A씨도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 결과, A씨는 연료 부족으로 운전이 불가능했던 상황. 이에 비상등만 켜놓은 채 차량 도로 위에 정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많은 차량이 지나가던 상황이라 추가로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A씨에게는 어떤 법적 책임이 뒤따를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행동은 일단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 법에 따르면, 자동차 운전자는 고장 등의 사유로 고속도로 등에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게 된 경우 안전삼각대 등의 알림 표지를 설치해야 한다. 해당 자동차를 고속도로 등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등의 조치도 해야 한다(제66조). 그런데 현재 알려진 정황에 비춰보면, A씨는 이러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LUX 법률사무소의 김정조 변호사는 "도로에서 차량 운행이 불가능했던 A씨는 안전대 설치와 차량 이동 등을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었다"며 "실제로는 비상등을 켜두는 조치만 했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권 변호사는 "같은 법 제156조에 따라 A씨에게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법률 자문

A씨는 이번 사고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지게 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권재성 변호사는 "A씨가 고속도로에 정차한 것이 발단이 돼 사고가 난 상황"이라며 "이러한 점이 인정될 경우, 운전자 B씨 사고 등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권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경우엔 B씨의 과실도 있다고 판단돼,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했다. △B씨가 멀리서부터 A씨의 정차 사실을 쉽게 인식할 수 있거나 △전방의 비상 상황을 미리 알 수 있었는데도,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다. 권 변호사는 "이런 경우, B씨는 운전 속도를 줄이거나 선행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으로 사고 방지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김정조 변호사도 "사고 당시 B씨가 안전거리 확보를 하지 않았거나, 과속을 했던 사실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액 확정 시 B씨의 과실이 참작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의 경우, A씨에게 주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여 B씨의 과실이 크게 고려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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