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몰라요" 호소에도 뚝…119 대원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받는 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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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몰라요" 호소에도 뚝…119 대원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받는 법적 이유

2025. 12. 05 15:1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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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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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파 죽겠다" 호소에도 접수조차 안 해... 결국 사망

국가배상·형사처벌 피하기 어려워

“지도 앱 켜서 위치 확인하라”는 말만 남기고 끊긴 119. 도움을 요청하던 70대는 결국 숨졌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머리가 아파 죽겠어요. 살려주세요." 수화기 너머 70대 노인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하지만 119 대원은 냉정했다. "지도 앱 켜서 위치 확인하고 다시 전화하세요."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다시는 119에 전화를 걸지 못한 70대 남성 A씨는 며칠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아가던 그였기에 유족의 슬픔은 더욱 컸다.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든 119의 대응,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


2일 JTBC '사건반장'에 보도된 안타까운 사연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명백한 국가 책임"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건의 법적 쟁점을 3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쟁점 1. "주소 모르면 출동 못 해?"... 119의 명백한 직무유기

가장 큰 문제는 119 대원이 신고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방 매뉴얼에 따르면 신고자가 위치를 정확히 알리지 못하더라도, 노인이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대원은 70대 노인에게 "지도 앱을 켜서 위치를 확인하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심지어 신고자가 알려준 주소가 부정확하더라도 유사 주소를 검색하는 등의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중대한 과실로 봤다. 뇌출혈 등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콜백조차 하지 않은 것은 직무를 유기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원은 유사한 사례에서 "구급차를 출동시키지 않은 행위는 법령상 구조 의무 위반"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청주지방법원 2021가단69465 판결).


쟁점 2. "국가가 책임져라"... 수억 원대 배상 가능성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의 과실로 국민이 손해를 입은 경우 국가가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119 대원의 과실과 A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A씨가 "머리가 아프다"고 구체적인 증상을 호소했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해배상 범위에는 치료비와 장례비는 물론, A씨가 살아있었다면 얻었을 일실수입과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포함된다. 다만, A씨가 주소를 정확히 말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이 일부 제한될 수는 있다.


주소를 찾으려고 노력하던 A씨의 노력이 보이는 집 상태. /JTBC News 유튜브 캡처
주소를 찾으려고 노력하던 A씨의 노력이 보이는 집 상태. /JTBC News 유튜브 캡처


쟁점 3. 형사 처벌과 징계... "업무상 과실치사·직무유기 검토"

해당 119 대원은 형사 처벌과 행정 징계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업무상 과실치사죄와 직무유기죄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성립한다. 119 대원은 신고 접수와 출동 지령이라는 업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아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을 수 있다.


행정적으로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 위반 등으로 중징계가 예상된다.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고, 그 원인이 공무원의 중대한 과실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종합방재센터 측은 "다시 전화하겠다고 해서 정상 종료된 줄 알았다"며 “다시 전화를 주실 거라고 생각해 확인 전화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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