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처분 끝나도 돈은 못 받는다…‘민사소송’이 마지막 카드
학폭위 처분 끝나도 돈은 못 받는다…‘민사소송’이 마지막 카드
형사처벌·학폭위 처분만으론 부족
치료비·위자료 받기 위한 '전자소송' 핵심 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법원에서 형사사건으로 다뤄지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로부터 징계 처분까지 받았다고 해도 피해 회복의 길은 여전히 멀다.
피해 자녀의 치료비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은 누구도 먼저 챙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 아버지는 아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직접 가해자 측에 금전적 책임을 묻기로 결심하고 '나홀로 민사소송'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복잡한 법률 절차 앞에서 소송 준비 초기부터 막막함에 부딪혔다.
막막했던 '나홀로 소송'의 첫 단추, 사건명부터 헷갈리다
A씨의 아들은 또래 학생에게 폭행당해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가해학생을 상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사건은 법원으로 송치됐고, 별도로 열린 학폭위에서는 가해학생에게 '3호 처분(교내봉사)'이 내려졌다.
형사 절차와 행정 처분은 이뤄졌지만, 아들의 치료비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미지수였다. 결국 A씨는 직접 전자소송을 준비했으나, 법원 홈페이지에서 수많은 '사건명'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를 아들 이름으로 할지, 자신의 이름으로 할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피해 회복의 실질적인 열쇠가 될 민사소송을 앞두고 막막함을 느꼈을 A씨와 같은 학부모들을 위해,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복잡한 절차를 꿰뚫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변호사들이 공개한 '학교폭력 민사소송' 6가지 핵심 공식
전문가들이 제안한 '나홀로 소송'의 핵심은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6가지 핵심 전략이다.
1. 사건명: '손해배상(기)' 선택이 정답이다
학교폭력과 같은 일반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손해배상(기)'를 선택한다. 이는 자동차 사고나 공사대금 등 특별한 항목이 아닌 경우에 사용되는 항목이다.
2. 관할 법원: 가해학생 주소지 또는 폭행 발생지
소송은 가해학생의 주소지 또는 폭행이 발생한 곳을 관할하는 법원에 제기한다. A씨의 경우처럼 이미 형사사건이 송치된 법원과 관할이 같다면 그대로 진행해도 무방하다.
3. 소가(소송목적의 값): 치료비 + 위자료의 총합
소가는 받아내려는 금액의 총합이다. 지금까지 들어간 치료비,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 예상액,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모두 합산한 금액을 기재한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법원에 내는 인지대와 송달료가 결정된다.
4. 당사자: '아들이 원고, 부모가 법정대리인'
실제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아들이므로 '원고'는 아들의 이름으로 해야 한다. 다만 아들이 미성년자이므로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소송을 수행하게 된다. 소장에는 '원고 OOO(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부 OOO)'와 같이 기재한다. '피고'는 가해학생과 함께 그의 부모를 공동 피고로 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부모가 연대하여 책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5.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OOO원을 지급하라" 명확하게 요구하라
'청구취지'는 "피고는 원고에게 OOO원을 지급하라"는 식으로 판결을 통해 얻고 싶은 결론만 간결하게 적는다. '청구원인'에는 사건의 전말, 폭행으로 인한 상해, 형사사건 및 학폭위 결과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6. 입증방법: 형사사건 송치결정문과 학폭위 처분서가 '강력한 무기'
A씨가 이미 확보한 형사사건 송치결정문, 학폭위 처분결정서, 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등 모든 자료를 첨부한다. 전문가들은 이 두 결정서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매우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한다.
"위자료 산정, 법적 조력 없인 위험하다" 전문가들의 경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었음에도, 다수의 변호사는 '나홀로 소송'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법률 전문가는 "실무적으로 나홀로 소송은 소장의 형식과 법률 용어 사용 미숙으로 판사에게 핀잔을 듣거나 소장을 다시 써오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라고 지적했다. 서류의 형식과 법리 구성이 재판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손해배상액의 핵심인 '위자료'를 얼마로 산정하고, 그 금액의 타당성을 재판부에 설득하는 과정은 법률 전문가의 영역에 가깝다. 변호사는 "적정한 위자료 액수를 산정하고 이를 법관에게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면 판결금과 함께 소송을 위해 지출한 변호사 비용의 상당 부분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
피해 회복을 극대화하고 절차상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소송 전체가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소장 작성 단계에서만이라도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이나 학폭위 처분은 응징의 의미는 있지만, 피해자의 실질적인 회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금전 배상을 받기 위한 민사소송은 피해자 가족이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다. 이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 형사사건 결과와 학폭위 결정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는 법리 구성이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