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하던 보행자 치어 사망케한 운전자,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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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하던 보행자 치어 사망케한 운전자, 책임은?

2019. 03. 21 09:41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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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 사고의 경우 보통 보행자 과실 40%, 운전자 과실 60% 정도의 책임이 따릅니다. 차량 운전자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전방을 잘 주시하고, 보행자를 발견하는 즉시 바로 차를  세워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왕복 6차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택시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김모(59)씨는 2017년 2월 10일 오후 1시 40분쯤 광주의 한 6차로 도로에서 편도 3차로를 따라 시속 53km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백모(50)씨가 반대편 차로에서 무단횡단을 시작하여 5개 차로를 가로지른 후 사고 지점인 3차로에서 김씨의 택시와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백 씨는 한 달 후 인근 대학병원에서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는데요.

검찰은 “김씨가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하여 전방좌우를 잘 살피고 서행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백씨를 사망하게 했다”며 김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에서는 김씨에게 금고 6월,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이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고, 검사가 상고했는데요. 법원은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2018도11767).

법원은 당시의 도로 상황에 대해 지적했는데요. 당시 김씨의 택시가 진행하던 도로의 좌측편 1, 2차로에는 신호 대기로 인해 정차한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씨가 진행하던 3차로와 반대편 차로는 백씨가 무단횡단을 시작한 곳으로 차량들이 계속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고지점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백씨는 신호 변경으로 김씨 진행 방향 1, 2차로에서 정차하고 있던 차량들이 출발하는 시점에 무단횡단을 시작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왕복 6차로 도로를, 그것도 반대편 차로에서 5개 차로를 넘어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이례적인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백씨는 4초 만에 중앙선에 도달했고, 3초 만에 2개 차로를 넘어 3차로까지 도달할 만큼 상당한 속도로 무단횡단을 했는데, 김씨가 이를 발견하고 충돌하기까지는 채 1초도 걸리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즉, 당시의 도로 사정과 정황에 비추어 택시기사 김씨가 피해자를 충돌 직전에 발견했다는 사정만으로 전방주시의무와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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