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가족 없던 치매 노인…간병인은 그걸 알고 13억 빼돌렸다
의지할 가족 없던 치매 노인…간병인은 그걸 알고 13억 빼돌렸다
1심 징역 4년 → 2심 징역 5년
위안화로 바꾼 '공범' 아들 항소는 기각

자신이 돌보는 치매 노인의 은행 계좌에서 6년간 13억이 넘는 돈을 빼돌린 60대 간병인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났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신이 돌보는 치매 노인의 은행 계좌에서 13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린 중국 국적의 60대 간병인이 2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3부(재판장 이상호·왕정옥·김관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A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40대 아들의 항소는 기각했다.
A씨는 치매 환자인 피해자 B씨가 실버타운에 거주한 지난 2010년 9월부터 사망한 2020년 12월까지 약 10년간 가사도우미 겸 간병인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A씨 모자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B씨 계좌에서 약 200차례에 걸쳐 총 13억 7000만원을 빼낸 혐의를 받는다.
평소 B씨 계좌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A씨는 이를 이용해 B씨의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본인 명의로 된 계좌에 이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A씨의 아들은 이 돈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는 등의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A씨는 B씨의 치매 증상이 악화되고, 그의 재산을 관리할 가족이 없다는 점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돈을 빼낸 사실을 시인했다가 이후 "B씨가 생전에 자신에게 정당하게 지급하거나 증여한 돈"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사건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을, A씨의 아들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그보다 무거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A씨 아들의 항소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B씨가 자신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음을 알면서도 그 신뢰에 반해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가 복구되지 않고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1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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