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재수술 후 '눈 안 감겨요'…부작용 후기 썼다며 고소하겠다는 병원
쌍꺼풀 재수술 후 '눈 안 감겨요'…부작용 후기 썼다며 고소하겠다는 병원
300만원대 수술 후 과교정 진단, 재수술 견적은 500만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쌍꺼풀 라인을 낮추기 위해 300만원대 비용을 들여 '절개눈매교정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직후부터 눈이 과하게 떠지고 당기는 '과교정' 증상에 시달렸다.
반복해서 문제를 호소했지만 병원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6개월이 지나서야 병원은 A씨의 상태가 '과교정'이 맞다고 인정했다.
A씨가 여러 병원에서 상담받은 결과, 눈 기능 회복을 위한 '퇴축수술'이 필요하며 예상 비용은 500만원이 넘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가 환불을 요구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원 실명을 가리고 후기를 올리자, 병원은 명예훼손·업무방해 등을 주장하며 민형사 대응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A씨는 수술 부작용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받고, 병원의 법적 대응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까?
수술 결과는 '과교정'…병원이 보낸 내용증명 속 '결정적 한 문장'
A씨는 성형외과에서 기존 쌍꺼풀 라인을 낮추는 재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부터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고 흰자가 보이는 등 과교정 증상을 겪었다. 병원은 6개월간 A씨의 호소를 외면하다가, A씨가 직접 원장 상담을 요청한 뒤에야 '과교정' 상태임을 설명했다.
이후 A씨는 다른 병원 10여 곳에서 '퇴축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과 함께 500만원 이상의 견적을 받았다. 병원 측에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겼고, 병원 법무법인은 A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런데 이 내용증명이 오히려 A씨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병원이 보낸 내용증명에 '병원도 A씨의 상태를 과교정 상태로 판단해 퇴축술 등을 권유했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강헌 정현우 변호사는 "병원 측 내용증명 자체에 '과교정 상태로 판단했다'는 내용이 있다면 현재 상태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도 "병원 스스로 과교정 상태임을 인정한 자료로서 질문자에게 매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강지웅 변호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병원 스스로 내용증명을 통해 '과교정 상태'를 공식 자인했으므로 이는 의료과실 및 불완전이행을 입증하는 결정적 자백 증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환불은 50만원뿐"…변호사들 "설명의무 위반, 재수술비·위자료 청구 가능"
현재 병원 측은 '라인낮추기 목적은 달성됐다'며 50만원 환불이나 자체 재수술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병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우선 수술 전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병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수술 전 과교정 등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이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이러한 위반이 인정되면 전액 환불이나 재수술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미용성형수술은 일반 치료 목적의 수술보다 의사의 설명의무가 더 엄격하게 요구된다. 법무법인 목민 박현익 변호사는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될 경우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며 "병원의 50만원 제안은 법적 기준이라기보다 자체 합의안이므로 무조건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병원이 과교정을 인정한 만큼 의료상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여지가 있다"며 "이에 따라 수술비 전액은 물론 타 병원 재수술 비용과 위자료까지 청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실명 안 썼는데 명예훼손?…'제3자 공개' 책임은
A씨가 걱정하는 또 다른 지점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기를 올릴 때 병원명이나 의료진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 A씨의 글을 본 제3자가 독자적으로 병원을 추정해 병원명을 공개했지만, A씨는 이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이미 해당 글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였다.
변호사들은 A씨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는 "병원과 의료진을 특정하지 않은 개인 경험담은 명예훼손의 '특정성' 요건을 갖추기 어렵고, 사실에 기반한 후기는 공공의 이익 관련성으로도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3자의 병원명 공개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박현익 변호사는 "질문자님이 제3자의 병원명 추정과 공개에 개입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면, 타인의 독자적 행위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지거나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위험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다만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비방 목적으로 볼 여지가 매우 높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병원이 '과교정'을 인정한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감정적인 대응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 신청 등 법적 절차를 차분히 밟아나갈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