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옆엔 예쁜 직원이" 점심 자리 발언에 감봉 처분…법원 "성희롱, 감봉 정당"
"사장님 옆엔 예쁜 직원이" 점심 자리 발언에 감봉 처분…법원 "성희롱, 감봉 정당"
무용단 기획실장, 부하 직원 성희롱·괴롭힘 신고로 감봉 1개월
지방노동위·중앙노동위 이어 행정소송도 패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점심 식사 자리에서 나온 말 한마디가 감봉 처분으로 이어졌다. 재단법인 예술단 소속 무용단 기획실장 A씨는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직속상관이 부하 직원 외모를 자리 배치와 묶어 말한 것은 농담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점심 자리에서 나온 말
사장이 함께한 점심 자리였다. 좌석을 정하던 중 A씨가 기획팀 직원을 향해 말했다.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 앉아야 할 텐데."
이 말은 부하 직원의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 신고로 이어졌고, A씨는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처음 징계 사유엔 다른 행위도 얹혀 있었다. 육아기 단축근무 중인 직원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 업무 중 고성이다.
이 대목은 A씨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는 단계의 사유 목록에서 빠졌다.
결국 성희롱 발언 하나만 남았지만, 지방노동위는 그것만으로도 감봉 1개월이 정당하다고 봤다.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도 결론은 같았다.
A씨는 지난해 9월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A씨 패소로 판결했다.
성희롱 판단 기준은 '의도'가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
직장 내 성희롱은 남녀고용평등법이 규율한다. 사업주나 상급자,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성적 언동으로 상대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A씨는 성적인 뜻도, 외모를 평가할 의도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자리가 정해지지 않아 어수선해지자 자신을 낮추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을 뿐이라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희롱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행위자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게 대법원이 여러 판결로 확립한 법리다.
당사자 관계, 발언이 나온 장소와 상황, 상대방 반응, 발언 내용과 정도, 일회성인지 반복적인지를 함께 따져 같은 처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낄 만한 언동인지로 판단한다.
재판부는 "해당 직원은 자기 외모를 이유로 사장 옆에 앉으라는 직접적 지시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발언은 피해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것으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말이 자리를 정하는 차원을 넘어 접대 성격까지 띤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직속상관이라는 지위도 판단에 반영됐다. 외모를 이유로 자리를 지정하는 말이 상급자 입에서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성희롱 발언, 바로 기록해야 한다
성희롱 발언은 물증이 남기 어렵다. 발언 내용과 일시, 장소, 자리에 있던 사람을 그날 안에 기록해둬야 한다.
회사에 신고할 때는 구두보다 서면이나 메일로 남겨야 한다. 신고 사실과 시점 자체가 증거가 된다.
사업주는 신고를 받으면 지체 없이 조사할 의무가 있다. 회사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신고 후 불리한 인사를 했다면 고용노동청에 진정할 수 있고,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가능하다.
징계나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한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부당해고·부당징계 구제신청은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한다.
농담이었다는 해명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상급자와 부하 직원 사이라면 그 직급 차이 자체가 판단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