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이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 '형인 척' 팔아버린 쌍둥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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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이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 '형인 척' 팔아버린 쌍둥이 동생

2022. 04. 08 17:15 작성2022. 04. 08 17:35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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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후 갈 곳 없는 '전과 22범' 쌍둥이 동생 돌봐줬는데

쌍둥이 형이 청약 당첨되자⋯형인 척 '아파트 분양권' 팔아 약 1억원 챙겨

마약 운전으로 적발된 순간에도 형 행세⋯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 확정

출소 후 갈 곳 없는 전과 22범 동생을 돌봐준 쌍둥이 형. 그러나 마음잡고 살줄 알았던 동생은 쌍둥이 형을 사칭하며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지난 2020년 6월 교도소에서 나왔다. 무려 전과 22범이었기에 출소를 하고도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A씨를 받아준 건 쌍둥이 형 B씨였다. B씨는 동생 A씨가 교도소에서 나온 그날부터 자기 집에서 머물게 해줬다.


그런 형 B씨가 어느 날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됐다. 두 형제가 같은 집에서 살게 된 지 한 달쯤 됐을 무렵이었다. 그런데 A씨는 형에게 '축하' 대신 '배신'을 선물했다. 형 몰래 부동산 중개인에게 전화를 건 A씨. 이어 "아파트 분양권에 붙는 프리미엄 가액을 낮춰서 팔겠다"며 '형인 척' 사기 행각을 벌였다.


전과 22범 쌍둥이 동생이 몰래 팔아버린 집

A씨가 형인 척 부동산 중개인을 속인 방법은 너무도 간단했다. 집에 있던 형 신분증과 아파트 분양권 서류 등을 챙겨 부동산을 방문하기만 하면 됐다.


부동산 중개인이 쌍둥이인 두 사람을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생 A씨를 아파트 분양권 명의자인 형 B씨로 착각한 중개인은 그대로 전매(轉賣·샀던 물건을 도로 다른 사람에게 파는 행위) 계약을 진행시켰다. 그렇게 A씨는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분양권 프리미엄과 계약비 명목으로 현금 1억원 가량을 받아냈다.


이 밖에도 A씨는 면허도 없이, 마약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됐을 때도 형 B씨를 사칭했다. 신분증을 달라는 경찰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하던 A씨가 조용히 건넨 건 '또' 형 B씨 신분증이었다.


형을 배신한 대가는 징역 4년

결국 A씨는 각종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만 2번을 받았다. 첫 재판은 마약 불법 소지·투약과 무면허운전, 공문서부정행사 등 혐의에 대해서였다.


지난해 1월, 인천지법 형사12단독 강산아 판사는 "피고인이 22회에 걸쳐 형사 처벌을 받았고 그중 4회는 마약 범죄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또 마약을 소지·투약하고, 교통사고를 낸 다음엔 형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이에 강 판사는 A씨의 각종 범죄 혐의를 다 합쳐 징역 1년 6월과 벌금 70만원, 추징금 20만원을 선고했다.


그후 4개월 뒤 이어진 부동산 사기 관련 1심에서도 실형이 나왔다. 이번엔 징역 2년 6월이었다. 1심 판결 결과를 모두 합치면 A씨에게 선고된 형량은 총 징역 4년이었다.


지난해 5월, 인천지법 형사7단독 황성민 판사는 "A씨가 자신을 아파트 분양권에 실제 당첨된 쌍둥이 형으로 속이고, 부동산 중개인인 피해자로부터 약 1억 1500만원을 편취했다"면서 "특히 출소 후 불과 한 달 만에 이러한 범행을 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자신을 믿고 받아준 쌍둥이 형을 배신한 A씨는 가족 곁에서 다시 교도소로 되돌아갔다.


"신분증 착각했다" 주장 받아들여져⋯징역 3년 6월로 감형

그러나 A씨는 "교통단속 당시 경찰에게 형 신분증을 내민 건 실수였다"고 주장했고, "형량도 너무 무겁다"며 항소장을 냈다. 그렇게 이어진 항소심(2심)에서 A씨는 징역 3년 6월로 감형을 받았다.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쌍둥이 동생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항소심(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쌍둥이 동생 A씨에 대한 재판에서 항소심(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9월,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재판장 김형철 부장판사)는 A씨가 저지른 부동산 사기나 마약 불법 소지·투약, 도로교통법 위반(위험운전·무면허운전) 혐의 등은 모두 유죄로 봤다.


다만 A씨가 마약 투약 후 운전을 하다 경찰에게 걸린 날, 형의 신분증을 건넨 '공문서부정행사죄' 혐의는 무죄로 봤다. "마약을 한 상태에서 경찰에게 형 신분증을 건넨 건 '착오' 때문"이라고 한 A씨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에 취한 상태였음을 고려할 때, 형의 신분증을 자기 것으로 착각해 내밀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앞서 총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이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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