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아빠였다" 소방관의 거짓 프로필, 법의 심판대로
"갓난아기 아빠였다" 소방관의 거짓 프로필, 법의 심판대로
소개팅 앱 사기,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반격 나선 여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소개팅 앱에서 만난 다정한 그 남자는 갓난아기까지 있는 유부남 소방관이었다.
멀티프로필로 완벽히 솔로 행세를 한 그의 거짓말은 한 달 만에 들통났고, 여성은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무기로 한 민사 소송과 '품위 유지 의무'라는 공무원의 아킬레스건을 동시에 겨누는 치밀한 법적 싸움이 시작됐다.
"아내가 바람피워서…" 황당한 변명, 녹취는 스모킹 건
새로운 사랑을 꿈꾸던 A씨에게 소개팅 앱에서 만난 남성은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한 달 남짓 이어진 달콤한 교제와 성관계는 끔찍한 배신으로 끝났다.
그가 갓난아이를 둔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A씨가 전화로 진실을 추궁하자 남성은 "속인 게 맞다. 아내가 바람피우는 걸 보고 나도 그랬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A씨는 이 통화 내용을 전부 녹음했다.
상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이라는 사실에 분노는 극에 달했고, 그녀는 금전적 배상을 받기 위해 변호사들을 찾았다.

짧은 만남이어도 '기망'했다면 명백한 불법행위
변호사들은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민사 소송을 통한 위자료 청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 법리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하며, 통상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수준에서 판결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유부남인 줄 알았다면 성관계를 갖지 않았을 여성의 권리를 남성이 속임수로 침해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교제 기간이 짧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달 내외의 짧은 교제 기간이라 하더라도 멀티프로필을 이용한 철저한 기망 정황과 자백 녹취가 존재하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말하며 A씨가 확보한 증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품위 유지 의무'… 소방관의 가장 아픈 손가락
이 사건의 가장 강력한 변수는 상대가 소방공무원이라는 점이다.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직무와 무관하게 '품위 유지 의무'를 진다.
법무법인 도하 김형준 변호사는 "형사상 문제는 아니나, 공무원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징계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사 소송 판결을 근거로 소속 기관에 민원을 넣어 징계를 받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이를 소송보다 더 강력한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변호사는 "상대방이 공무원인 경우 민사 판결문이라는 공적 기록을 남기지 않고 징계를 피하기 위해 실제 판결보다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송보다 합의를 통해 더 빠르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상간녀' 소송 역공 방어하려면… 선제공격이 최선
하지만 A씨에게는 또 다른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로 상대방의 아내로부터 '상간녀'로 지목돼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가장 우려되는 점은 상대방 아내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상간녀 소송"이라며 "피해자임을 확정 짓는 위자료 소송을 선제적으로 제기해 법적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먼저 소송을 제기해 '기망당한 피해자'라는 법원의 공적 판단을 받아두는 것이, 억울하게 상간녀로 몰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패라는 것이다.
결국 A씨는 단순한 금전 배상을 넘어,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법적 싸움을 준비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