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사진 찍어 보내" 야근 시간까지 통제하는 아내, 가스라이팅 이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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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사진 찍어 보내" 야근 시간까지 통제하는 아내, 가스라이팅 이혼 가능할까

2026. 01. 30 10:2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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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년 차 남편 "월급 전액 뺏기고 용돈 30만원"

현관 비밀번호 바꾸고 벌 세우기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늘 야근은 9시까지만 해."


직장 상사의 지시가 아니다. 결혼 6년 차 직장인 A씨가 아내에게 듣는 말이다. A씨는 회사가 끝나면 보고를 해야 했고, 업무 사정과는 무관하게 아내가 정해준 시간 내에 퇴근해야 했다. 1분이라도 답장이 늦으면 전화벨이 빗발쳤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지독한 통제였다.


3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아내의 과도한 통제와 정서적 학대로 고통받는 남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신체적인 폭력이나 외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른바 '가스라이팅'과 정서적 학대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 사례다.


"나는 남편이 아니라 지배 대상이었다"

A씨의 결혼 생활은 감시의 연속이었다. 꼼꼼한 성격의 아내는 연애 시절 든든한 버팀목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교도관으로 돌변했다.


A씨는 회사에 도착하면 도착 알림과 함께 책상 사진을 전송해야 했다. 점심시간에는 메뉴와 함께 누구와 밥을 먹는지 사진을 찍어 보고했다. 회식으로 인해 귀가가 늦어진 날, 아내는 현관 비밀번호를 바꿔버렸다. A씨는 "규칙을 어겼으니 반성하라"는 아내의 문자를 받고 문 앞에서 2시간을 서 있어야 했다.


경제권 또한 박탈당했다. A씨의 월급은 전액 아내의 통장으로 자동 이체됐고, 그는 월 30만 원의 용돈으로 생활했다. 심지어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고 자랑하자, 아내는 "가정이 우선"이라며 일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A씨는 "그제야 내가 남편이 아니라 아내의 지배 대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숨 막히는 통제와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폭행·외도 없어도 이혼 가능할까?

일반적으로 재판상 이혼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외도)나 심히 부당한 대우(폭행 등)가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A씨처럼 신체적 위협이 없는 정서적 학대만으로도 이혼이 가능할까.


이날 방송에 출연한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홍수현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홍 변호사는 "민법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이혼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폭행이나 외도가 없더라도 폭언이나 지속적인 통제와 지배, 정서적 학대가 반복되어 부부간 신뢰가 파탄 났다며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홍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가스라이팅이나 정서적 학대만으로는 바로 이혼 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추세"라며 "부부 갈등 정도, 이혼 의사의 확고함, 관계 회복 노력 여부 등을 법원이 종합적으로 따진다"고 덧붙였다.


법정에서 '정서적 학대' 입증하려면?

결국 관건은 증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지배를 어떻게 판사에게 증명할 것인가. 홍 변호사는 A씨가 겪은 부당한 대우가 사회 통념상 견디기 어려운 수준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변호사가 제시한 구체적인 증거 수집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지속적인 통제 메시지: 아내가 보낸 반복적인 지시 사항, 사진 요구 메시지 내역
  • 과도한 연락 기록: 조금만 늦어도 수십 통씩 걸려온 부재중 전화 기록
  • 학대 상황 녹취: 현관 밖에서 벌을 서게 한 상황이나, 1시간 넘게 이어진 폭언 상황에 대한 녹음 또는 사실 확인 문자
  • 상대방의 인정: 사후적으로라도 아내가 자신의 행동(벌 세우기 등)을 인정하거나 사과한 메시지


홍 변호사는 "A씨가 이미 아내의 요구에 협조적으로 행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급 다 줬는데..."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A씨는 월급을 전부 아내에게 넘기고 월 30만 원으로 버텼다. 이 억울함은 보상받을 수 있을까.


위자료 측면에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홍 변호사는 "단순히 경제권을 넘기고 적은 용돈으로 생활했다는 사유만으로는 위자료가 인정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른 학대 사유와 종합한다면 일부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산분할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홍 변호사는 "적은 용돈으로 알뜰하게 생활하며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된 부분은 기여도 산정에서 참작되어 더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못 살겠다"며 그냥 집 나가면 '유책 배우자' 된다

이혼 소송을 결심하기 전, A씨가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견디다 못해 무작정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하는 행위다.


홍 변호사는 "A씨가 먼저 집을 나가면, 상대방이 '악의적 유기' 책임을 물어 오히려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별거를 선택해야 한다면, 아내의 비정상적인 집착과 폭언으로 인해 동거를 지속하기 힘들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철저히 챙겨두어야 방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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