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박람회 준비한다며 일본 간 여수 공무원들…해양시설 방문한 팀은 단 한 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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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박람회 준비한다며 일본 간 여수 공무원들…해양시설 방문한 팀은 단 한 팀뿐?

2026. 05. 21 10: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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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개월간 13개 팀 162명 일본행

보고서엔 유니버설 스튜디오·사슴공원 인증샷

아이디어는 13팀 중 4팀이 똑같아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성 공사 중인 돌산읍 진모지구 모습. /연합뉴스

섬박람회 준비를 명분으로 해외로 떠난 공무원들이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코끼리 트래킹을 즐겨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026년 가을, 여수에서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세계섬박람회가 열린다. 국비 64억을 제외한 나머지 막대한 사업비는 여수시와 전남도가 7대 3 비율로 부담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하지만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떠났다는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 이면에는 황당한 실태가 숨어 있었다.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는 여수시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정황을 폭로했다.


29개국 섭렵한 출장…보고서엔 '코끼리 트래킹·유람선 낚시'


유승민 작가에 따르면, 2022년부터 4년 동안 여수시 공무원들이 다녀온 해외 출장 257건 가운데 42%인 107건이 섬박람회 관련 출장이었다. 출장 국가는 일본, 중국,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29개국에 달했다.


문제는 출장 내용이다. 유승민 작가는 "지난해 공무원 9명이 섬박람회 적용 가능한 우수 사례를 발굴하겠다는 명목으로 동남아를 8박 10일 다녀왔다"며 "정작 출장 보고서에는 호화 유람선 낚시 체험, 코끼리 트래킹, 고급 음식점과 호텔 전통 음식 같은 일정과 인증 사진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일본이었다. 4년간 총 18건을 다녀왔는데, 특히 지난해에만 5개월 동안 13개 팀, 무려 162명의 공무원이 일본을 찾았다.


유 작가는 "일정표를 보면 공통점이 있는 게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를 전부 다녀왔다는 거고, 여기 일본 관서 지방의 관광지에 집중이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벤치마킹과 선진지 시찰을 내세웠지만, 실제 동선은 오사카의 도톤보리,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린쿠 프리미엄 아울렛, 교토의 청수사, 나라의 사슴공원 등으로 채워졌다.


유 작가는 "정작 해양 시설 방문이나 인근 섬에 방문하는 일정은 한 팀을 제외하면 찾아보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여수시 "해외 나가면 애국자 돼"…실제 보고서는 홈페이지 '복붙'


쏟아지는 외유성 지적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오사카 간사이 박람회를 보고 오는 게 목적이었다"며 "그 나라에 가서 관광 상품이나 문화 유적 같은 것도 보고 꼭 선박이 아니어도 우리 여수시에 접목할 수 있는 사항들이 있으면 그런 것도 배워 오는 시간들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또 뭐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하잖아요. 거기서 보고 배운 것들이 다 녹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제출한 출장 보고서는 해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유승민 작가는 "박람회 출장 보고서의 상당수는 공식 홈페이지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거나 일부는 아예 문장 자체가 똑같은 보고서들이 있었다"며 "사용된 사진 역시 대부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정작 이들이 직접 촬영한 인증 사진은 사슴에게 먹이를 주거나 케이블카를 타는 관광 일정에 치중돼 있었다.


제시된 정책 아이디어 역시 천편일률적이었다. 유 작가가 13개 팀의 보고서를 모두 분석한 결과, 7개 팀이 '관광객 쉼터나 그늘막 공간 확대'를 제안했고, 4개 팀은 '박람회 마스코트(다섬이)를 가로등이나 맨홀 뚜껑에 새기자'는 똑같은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유 작가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13개 팀 162명이 각각 이렇게 똑같은 현지를 방문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그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이었을까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고 일갈했다.


혈세 쏟아부었지만…공정률 60%에 부행사장은 다리도 없어


막대한 세금을 들여 수백 명의 공무원이 해외 벤치마킹을 다녀왔지만, 정작 박람회 준비 상황은 위태롭다.


유 작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준비해 온 섬박람회의 전체 공정률은 최근에서야 60%를 겨우 넘긴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박람회의 핵심인 부행사장으로 향하는 교통편이다. 유 작가는 "여전히 배를 타고 이동을 해야 되거나 갈 수 있는 교량도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상태"라며 접근성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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