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성폭행에 주거침입까지 전 남편 흉악범으로 몰았지만…판사가 찾은 반전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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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성폭행에 주거침입까지 전 남편 흉악범으로 몰았지만…판사가 찾은 반전 증거

2025. 11. 18 16:1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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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5개 혐의 전부 '무죄' 선고

전 남편을 5개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재판부가 증거 부족과 동거 정황 등을 이유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2023년 11월, 한 여성이 전 남편을 고소했다. 혐의는 충격적이었다. 주거침입강간, 강제추행, 재물손괴, 주거침입, 통신매체이용음란. 무려 5가지 범죄 혐의가 전 남편 A씨에게 씌워졌다.


고소인 B씨의 주장은 구체적이었다. "이혼 후 혼자 살고 있는데 전 남편이 몰래 들어와 성폭행했다", "차 안에서 강제로 추행했다", "화가 나서 내 휴대전화를 부셨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은 지난 2월 19일, A씨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몰래 들어왔다" vs "같이 살았다"...엇갈린 주거침입

사건의 발단은 2020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는 A씨가 택배를 가지러 문을 연 틈을 타 집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두 사람은 법적으로는 남남이었지만, 사실상 한 지붕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증거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홈캠 영상에는 사건 발생 2주 전까지 A씨가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이 담겨있었고, 카드 내역을 보면 A씨가 해당 아파트 인근에서 주로 생활한 정황이 뚜렷했다. 심지어 B씨 본인도 과거 다른 사건에서 "이혼 후에도 3개월간 동거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공동 주거 공간에 들어가는 것은 주거침입이 될 수 없다"며 주거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성폭행 당했다" 주장했지만... 녹음 파일엔 "없었다"

가장 심각한 혐의였던 주거침입강간 역시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나왔다.


B씨는 "결박당하고 가위로 위협받는 등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강간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상황을 녹음했다는 파일에는 정작 폭행이나 협박 소리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사건 직후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A씨가 "네가 동의해서 한 거지 내가 강간을 했냐"고 따지자 B씨가 이를 반박하지 못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재판부는 "사건 발생 3년 반이나 지나서야 고소한 점, 피해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점 등을 볼 때 강제로 성폭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깨진 휴대전화, 편집된 카톡... 의심스러운 증거들

재물손괴와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도 마찬가지였다.


B씨는 A씨가 범행 증거를 없애려고 휴대전화를 부셨다고 했지만, 정작 파손된 휴대전화 사진은 사건 발생일보다 한 달 전에 찍힌 것이었다. 날짜조차 맞지 않았던 셈이다.


A씨가 보냈다는 음란 메시지 역시 B씨가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가려서 캡처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의해 편집된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엄격한 증거 재판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제1형사부 2024고합38 판결문 (2025. 2. 19.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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