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기 싫어" 거절하자 아이 데리고 사라진 아내⋯납치로 신고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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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가기 싫어" 거절하자 아이 데리고 사라진 아내⋯납치로 신고 가능할까

2026. 02. 11 10: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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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도 불법적 수단 썼다면 처벌 가능

하지만, 이 사례는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교회에 같이 가자"는 아내의 말을 거절했을 뿐이었다. 그날 저녁,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떠났고 "이혼하자"는 문자 한 통만을 남긴 채 연락을 끊었다.


결혼 7년 차, 30대 직장인 A씨의 사연이다. A씨 부부는 신혼 초부터 성격 차이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다. 남편이 술자리에 가면 아내도 친구를 만나러 가고, 아내가 게임을 못 하게 하면 남편은 TV 리모컨을 뺏는 식이었다. 서로를 배려하기보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통제하고 이겨먹으려는 미워하는 관계"였다.


결국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잠적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폭력을 쓴 적도 없는데 아이를 볼 수 없게 된 상황. A씨는 "아내를 형사 고소해서라도 아이를 찾아오고 싶다"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내 아이 내가 데려갔는데 무슨 죄?"⋯법원의 판단 기준은


A씨가 고려하는 혐의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다. 하지만 내 아이를 내가 데려가도 죄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부모라 할지라도 처벌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A씨의 사례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공동 친권자이자 양육권자일지라도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거나 양육권을 남용한 경우 미성년자 약취 유인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형법상 이 죄는 폭행·협박(약취) 또는 기망·유혹(유인)을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자신의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


이 변호사는 처벌이 인정된 판례를 소개했다. 과거 한 부모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려 한다"고 거짓말을 해 아이를 데려간 사건이나, 외조부가 키우던 아이를 강제로 데려간 사건 등이다. 핵심은 불법적 수단과 자녀 복리 침해 여부다.


하지만 A씨 아내의 경우, 친정으로 아이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 속임수를 썼다는 정황이 없다. 이 변호사는 "아내가 거짓말이나 유혹 등의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했다거나,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양육권을 남용했다는 구체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형사 처벌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당장 아이 보려면 '사전처분', 양육권 가져오려면 '이것' 바꿔야


형사 고소가 어렵다면 A씨는 이혼 소송이 끝날 때까지 아이를 보지 못하는 걸까. 방법은 있다. 법원에 '면접교섭 사전처분'을 신청하는 것이다.


사전처분이란 이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자녀와 비양육 부모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도록 법원이 임시로 만남을 정해주는 제도다.


이 변호사는 "실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용되는 편"이라며 "법원은 자녀의 의사와 복리를 고려해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를 정해준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최종 양육권이다. 현재 아이는 아내가 데리고 있다. 이는 소송에서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원은 양육자를 지정할 때 현재의 양육 상태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모 중 일방이 자녀를 평온하게 양육해 왔다면 그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양육 환경을 바꾸는 것이 자녀의 정서적 안정에 방해가 될 수 있어서다.


결국 A씨가 양육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보다 자신이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혼인 기간 주 양육자였다는 증거, 구체적인 양육 계획서, 안정적인 경제력 등을 어필해야 한다"며 "법원 가사조사관이 양육 환경을 직접 조사하고 아이의 의사도 확인하는 가사조사 과정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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