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면 데려오고 죽었으면 버려라" 17살 악마들의 지시, 16살 소녀는 결국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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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으면 데려오고 죽었으면 버려라" 17살 악마들의 지시, 16살 소녀는 결국 버려졌다

2025. 10. 01 14:4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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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가해자들, 만취 여고생 성폭행 후 방치

1심 "사망 예견 못했다" 무죄

친구들 청원에 2심 판단 뒤집혀

17살 소년들이 16살 여고생을 집단 성폭행한 뒤 방치해 사망케 했지만,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친구들의 청원과 통화 기록이 드러나며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셔터스톡

“살아있으면 데리고 나오고, 죽었으면 그냥 버려라.”


17살 소년들이 만취해 쓰러진 16살 여고생을 성폭행한 뒤, 후배에게 남긴 지시다. 몇 시간 뒤 소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 가해자들은 소녀의 죽음에는 책임이 없다며 1심에서 '치사'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피 끓는 호소와 국민적 분노는, 진실을 법정 위로 끌어올렸다.


계획된 술 게임, 예고된 비극

2024년 9월, 전남 영광의 한 허름한 모텔. 16살 A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B군(17), C군(17)과 함께였다. 소주 6병을 사 들고 시작한 술 게임은 처음부터 A양에게 불리하게 짜여 있었다. 두 남학생이 미리 질문과 정답을 공유해둔 탓에, A양은 1시간 30분 만에 소주 3병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B군과 C군은 돌변했다. 지난 9월 30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은 심지어 범행 전 숙취해소제까지 미리 챙겨 먹는 치밀함을 보였다.


만취한 A양을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과 동영상까지 촬영한 뒤 새벽 4시 25분경, 의식 없는 A양을 모텔에 버려두고 유유히 빠져나왔다.


약 12시간이 흐른 뒤, 객실 청소를 하러 온 모텔 주인에 의해 발견됐을 때 A양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 혈중알코올농도는 치사량 수준인 0.405%에 달했다.


예견 가능성 없었다? 1심의 무죄 판결

임흥준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가해자들이 A양의 죽음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즉 '예견 가능성' 여부였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성관계할 때만 해도 의식이 있었고, 씻고 나오니 깊이 잠들어 그냥 나왔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게 하고 강간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수강간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죽음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다고 본 것이다.


친구들의 절규, 판결을 뒤집은 결정적 증거

상식 밖의 판결에 A양의 친구들이 직접 나섰다. "가해자들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그리고 이 청원 글에는 1심 재판부가 외면했던 충격적인 사실이 담겨 있었다.


"가해자들이 모텔을 나온 뒤 후배들에게 전화해 '모텔에 가서 A양이 살아있으면 데리고 나오고, 죽었으면 버리고 그냥 오라'고 했다."


이는 가해자들이 A양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여기에 범행 한 달 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A양을 병원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했지만, 경찰의 부실 대응으로 단순 주취 사건으로 종결됐던 사실까지 드러나며 공분은 극에 달했다. 당시 경찰청장까지 나서 부실 대응을 공식 사과해야 했다.


항소심의 단죄, "사망 예견 가능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라졌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후배에게 전화해 '죽었을지 모르니 깨워달라'고 말한 점 등을 볼 때 사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마침내 '치사'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재판부는 B군에게 징역 9년, C군에게는 장기 8년·단기 6년의 부정기형을 선고했다. 소년법에 따라 미성년 가해자에게 내려진 형량은 국민 법 감정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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