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남편 직장으로 '이삿짐' 싸서 보내버린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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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한 남편 직장으로 '이삿짐' 싸서 보내버린 아내

2021. 11. 02 14:57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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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외도로 별거 중인 부부⋯직장으로 이삿짐 싸서 보낸 아내

누가 봐도 이상한 택배에 직장 동료들은 '갸우뚱'⋯이 행위 명예훼손일까?

직장에서 근무 중이던 A씨는 의문의 택배를 받았다. 이삿짐 박스 크기의 거대한 택배의 정체는 A씨의 짐. 별거 중인 아내가 보낸 것이었다. /셔터스톡

"택배 왔습니다."


언제라도 반가워야 할 택배 소식이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직장에서 근무 중이던 A씨는 의문의 택배를 받았다. 이삿짐 박스 크기의 거대한 택배. 어림잡아도 10박스 가까이 됐다.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아내 B씨였다. 사실 몇 달 전부터 별거를 하고 있던 두 사람. A씨의 외도가 그 이유였다. 이혼 얘기가 오가기도 했지만 아내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이후 A씨가 집을 나오면서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는데, B씨가 A씨의 모든 짐을 싸서 직장으로 보내버렸던 것.


직장에서 받을 만한 수준의 택배가 아니었기에, 동료들조차 의아한 눈치였다. 자신이 잘못한 건 맞지만 이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 B씨의 이런 행동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택배 보낸 자체만으로는 '명예훼손' 인정 어려워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A씨로선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아내 B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묻기는 어렵다"고 답을 내놨다. 단순히 물건을 보낸 행위만으로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리거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메시지를 공공연하게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였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아내 B씨가 택배를 보낸 의도는 명백해 보이지만,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 있는 행위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장으로) 택배를 보냈다는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의 구성 요건인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외도를 한 남편 A씨에게 고통을 주고,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하도록 만들기 위해 한 행동으로 보인다"면서도 "명예훼손죄까진 묻기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아내 B씨가 택배 박스 위에 "불륜을 저지른 대가"라고 적는 등 모욕이나 협박성 메시지를 더한 게 아니라면,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의견이었다.


단, 이혼소송에선 참작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아내의 명예훼손 책임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지만, 최소한 이혼소송에선 고려될 부분이라고 했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A씨의 부정행위가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원인인 건 맞다"면서도 "다만, 아내 B씨의 행위로 미뤄볼 때 두 사람이 더 이상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나 재결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래라면 우리 법원은 혼인 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 바로 상대 배우자 역시 혼인 생활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다. 그저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불응하고 있을 뿐이라면, 유책배우자가 한 이혼 청구라도 인용될 수 있다는 게 판례의 태도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적어도 아내 B씨의 행동은 남편과 이혼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며 "현재로선 A씨가 이혼조정 신청을 한다면 법원에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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