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중 샤워 몰래 녹화했는데 "무죄"…가상인물 '야한영상'도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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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통화 중 샤워 몰래 녹화했는데 "무죄"…가상인물 '야한영상'도 사각지대

2026. 03. 04 10:00 작성2026. 03. 04 10:07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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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영상' 둘러싼 최신 판례 분석

AI 딥페이크 처벌 공백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과 영상통화를 하던 중 상대방의 샤워 장면을 몰래 녹화했다면 처벌할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확정하면서 디지털 성범죄를 둘러싼 법적 기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처벌 공백과, 반대로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한 영상’과 관련된 최신 판례와 법적 쟁점을 심층 분석했다.


대법원 "영상통화 화면 녹화는 촬영 아니다"


최근 법조계를 뒤흔든 사건은 연인 사이의 영상통화에서 비롯됐다. A씨는 연인 B씨와 영상통화를 하던 중 B씨가 샤워하는 장면이 화면에 나오자 이를 몰래 녹화했다. B씨는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이용촬영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2025년 6월 5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4도16133). 법리적 쟁점은 영상통화 화면을 녹화한 행위를 성폭력처벌법이 규정하는 ‘촬영’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여기서 촬영이란 카메라 등 기계장치에 있는 렌즈를 통해 피사체에 대한 영상 정보를 필름이나 저장 매체에 광학적인 방법으로 고정·저장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의 행위는 B씨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이미 생성된 영상 정보를 휴대전화의 녹화 기능으로 저장한 것에 불과해 법이 규정한 촬영 행위로 포섭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타인의 신체를 몰래 찍는 직접 촬영과, 통신 기기를 통해 전송된 영상 화면을 녹화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다르다고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영상통화 화면 녹화 행위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으로,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행위를 기존 법 조항으로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AI 생성 가상인물 음란물, 현행법상 처벌 한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 음란물 역시 법적 논쟁의 중심에 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특정인의 얼굴 등을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물로 편집·합성·가공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엄하게 처벌한다.


특히 2024년 10월 법 개정으로 유포할 목적이 없었더라도 제작 자체만으로 처벌되며, 이를 단순히 시청·소지하는 행위도 형사 처벌(3년 이하 징역)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이 조항이 처벌 대상을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피해자가 실존 인물로 특정될 수 있어야만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AI가 특정인을 모델로 하지 않고 완전히 새롭게 생성한 가상 인물로 음란물을 만들 경우, 현행법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전송·유포’는 명백한 범죄


그렇다면 ‘야한 영상’과 관련된 모든 행위가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위 사례들이 촬영이나 제작 단계에서의 법리적 허점을 다룬 것이라면, 유포나 전송은 전혀 다른 문제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인 영상이나 사진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보냈다면, 이는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경우 성립한다.


따라서 영상통화 녹화 파일이나 AI 생성 영상물을 타인에게 보내거나 단체 대화방 등에 공유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명백한 범죄가 된다. 영상의 제작·취득 과정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그 결과물을 타인에게 유포하는 행위까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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