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없으면 몸으로 때워" 태국 관광객 성희롱 기사, '국가 망신' 넘어 중범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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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없으면 몸으로 때워" 태국 관광객 성희롱 기사, '국가 망신' 넘어 중범죄인 이유

2025. 06. 20 13:4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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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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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매체 이용 음란' 적용 시 징역형도 가능

자격취소·민사소송 '삼중고'

한국을 찾은 태국인 여성 관광객이 택시기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틱톡 캡처

"부산까지 택시비 없으면 몸으로 때우면 되지"


한국을 찾은 태국인 관광객에게 택시기사가 번역 앱을 통해 건넨 말이다. 이 한마디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국제적 공분을 사고 있으며, 단순한 '무례'를 넘어 최대 징역형까지 가능한 명백한 범죄 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건은 지난주 서울에서 발생했다. 부산행 KTX를 타기 위해 택시를 호출한 30대 태국인 여성 A씨에게 택시기사는 "남자친구 있냐", "왜 결혼 안 했냐" 등 사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급기야 목적지인 부산까지의 택시비를 언급하며 "몸으로 때우면 된다"는 취지의 성희롱 발언을 했고, 이 내용이 태국어로 번역돼 나오자 웃음까지 보였다.


A씨의 친구가 이 경험을 틱톡에 '한국 택시 경보'라는 제목으로 올리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영상은 태국 현지는 물론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했고, "나라 망신이다", "다른 선량한 기사님들까지 욕먹게 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택시기사가 음성 번역기로 전달한 말. /틱톡 캡처
택시기사가 음성 번역기로 전달한 말. /틱톡 캡처


웃어넘길 일 아니다…'성폭력처벌법' 적용 가능한 형사처벌 대상

이번 사안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택시기사의 행위는 행정적 제재는 물론,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종합 불법 행위' 세트에 해당한다.


가장 무거운 책임은 형사처벌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조항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


이번 사건에서 택시기사가 사용한 '음성 번역 앱'이 바로 이 '통신매체'에 해당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유죄로 판단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발언 내용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했다고 볼 경우 형법상 모욕죄(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도 추가로 성립할 수 있다.


핸들 다시 못 잡을 수도…'자격 취소'와 '손해배상' 책임

형사처벌과 별개로 택시기사는 직업을 잃을 수 있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은 승객에 대한 부당한 언행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택시 운전 자격 취소 또는 최대 6개월의 자격 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이번 사건처럼 사회적 파장이 크고 위법성이 명백한 경우, 가장 무거운 수준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민사상 책임도 뒤따른다. 피해자인 태국인 관광객은 이번 성희롱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민법 제750조)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피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점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장벽이 되지 않는다. 우리 민법은 국적과 상관없이 국내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불법행위 피해자인 외국인이 일시체류자라 하더라도 위자료를 산정할 수 있다"(2001. 10. 26. 선고 99다68829 판결)고 판단하며 외국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명확히 인정한 바 있다.


나아가 택시기사 개인이 아닌 소속 택시회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우리 법원은 "직원의 가해 행위가 외형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것이라면 사용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용자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과거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해 택시회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례(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다8954 판결)도 있어, 이번 사건 역시 회사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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