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감형 전쟁, 피해자는 구경만? 뒤집기 전략은 있다
가해자는 감형 전쟁, 피해자는 구경만? 뒤집기 전략은 있다
항소권 없는 피해자의 절규…전문가들 “검사·민사소송, 투트랙으로 압박해야”

가해자가 감형을 위해 항소해도 피해자는 직접 항소할 수 없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 AI 생성 이미지
사기죄로 1심에서 3년 실형을 받은 가해자가 되려 감형을 받겠다며 항소에 나섰지만, 정작 피해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현행법상 형사재판의 항소 권한은 검사와 피고인에게만 있어 피해자는 감형 판결을 지켜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그러나 포기하긴 이르다며, 검사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동시에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가해자를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해자, 지금 어디 있나?”…구치소 수감, 확인 방법은
사기 가해자가 1심 실형 선고 후 항소했다는 소식에 피해자 A씨는 가해자가 풀려난 것은 아닌지 밤잠을 설친다. 그는 “피의자는 계속 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인가요?”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항소심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고 설명한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검찰과 피고인이 항소한 상태이므로 재판이 확정되지 않아 구치소에 계속 수감됩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형이 확정된 수감자들이 가는 ‘교도소’가 아닌, 미결수 신분으로 머무는 ‘구치소’에 있다는 의미다.
가해자의 수감 정보는 피해자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검찰청 피해자지원실을 통해 피고인의 수감 여부 및 출소 예정일 등을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라며 “또한 법원 나의사건검색 시스템을 통해 사건의 진행 상황도 확인 가능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했다.
“왜 피해자는 항소 못하나”…형사소송의 벽
A씨를 가장 좌절시키는 지점은 항소심에서 가해자의 형량이 줄어들어도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이다. 가해자가 눈물로 반성을 호소해 재판부가 감형을 결정하더라도, 피해자가 “판결에 불복한다”며 다시 재판을 요구할 권한은 없다.
이는 형사소송이 국가의 대리인인 검사와 범죄 혐의를 받는 피고인 사이의 다툼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 또는 증인의 지위에 가깝다.
법률사무소 무율 김도현 변호사는 “피의자의 형량이 준 경우 피해자가 직접 항소를 할 수 없으며, 검사가 항소여부를 검토합니다”라면서 “이때 피해자는 검사에게 자신의 의견서 형태로 전달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항소는 검사의 권한이지만, 피해자가 검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검사 움직이고 돈으로 압박”…실리 챙기는 ‘투트랙 전략’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직접 항소할 수 없다고 해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형사재판에서는 검사가 가해자의 죄를 제대로 다툴 수 있도록 돕고, 이와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통해 금전적 피해 회복을 강력히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형사 항소심에서는 검사가 ‘아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지은 변호사는 “피해자가 재판절차에서 의견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1심 공판검사, 항소심 담당 공판검사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가해자가 얼마나 반성하지 않는지, 피해 회복 노력이 전혀 없었는지 등을 상세히 담은 ‘엄벌 탄원서’를 제출해 검사와 재판부를 설득해야 한다.
동시에 실질적인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소송을 서둘러야 한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이미 1심 판결이 있은 후라면 민사소송을 고려해 보십시오. 민사소송의 경우 소멸시효가 짧아 상대방이 합의를 안 하는 경우 미리 준비하셔야 합니다”라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연 12%의 이자가 추가 되게 하고, 계속해서 집행권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민사 판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구체적인 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사판결문이 있다면 10년에 한 번씩 시효를 연장하며 계속해서 가해자의 재산을 조회해 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형사재판과 별개로 민사 판결이라는 ‘집행권’을 확보해 두면, 훗날 가해자가 재산을 형성했을 때 즉시 압류해 피해를 변제받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