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빠가 안 싸우면 결혼하래"…10억 재력가 행세하며 5천만원 뜯어낸 랜선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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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빠가 안 싸우면 결혼하래"…10억 재력가 행세하며 5천만원 뜯어낸 랜선 여친

2026. 05. 28 18: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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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 번 안 보고 '랜선 연애'로 5200만 원 뜯어내

법원, 합의 참작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나한테 해준 거 전혀 안 아까워. 나가면 돈 걱정 없이 같이 살자."

"아빠가 너랑 딱 1년 안 싸우면 결혼하래."


달콤한 핑크빛 약속은 모두 돈을 뜯어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온라인에서 10억 대 적금을 가진 재력가 행세를 하며, 단 한 번도 직접 만난 적 없는 피해자에게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갈취한 여성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병원 밥 맛없어" 15000원으로 시작된 '랜선 갈취'


사건은 2023년 12월 10일, 피고인 A씨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피해자 B씨(32·남)에게 접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실제로 약 20일간 병원에 입원한 적은 있었지만, 이후 퇴원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A씨는 B씨에게 계속 병원에 입원 중인 것처럼 행세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할 수 없어 집에 있는 현금을 못 가져온다", "병원 밥이 맛없어 마라탕을 먹고 싶다"는 A씨의 말에 속은 B씨는 식비 명목으로 1만 5000원을 송금했다. 이것이 3개월간 이어진 기나긴 사기극의 서막이었다.


"10억 적금 깨려면 18만원 필요"…황당한 거짓말과 가스라이팅


이후 A씨의 거짓말은 점점 대담해졌다. A씨는 자신을 엄청난 재력가로 포장하며, B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1. "통장 한도가 10억이 넘는 적금을 깨려면 18만 원이 남았다"며 18만 원 요구
  2. "은행 돈을 빼서 집을 사려는데 출금이 안 된다"며 100만 원 요구
  3. "4억이 들어있는 은행 창고를 잊고 있다가 140만 원이 연체됐다"며 140만 원 요구
  4. "80만 원을 보내야 은행 금고에 있는 3억을 찾을 수 있다"며 80만 원 요구


나아가 A씨는 "우리 같이 살 때 필요한 계약에 공인중개사비로 50만 원이 필요하다"며 결혼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피해자를 철저히 기망했다.


B씨는 약 3개월 동안 A씨와 단 한 번도 대면하지 않았지만, "퇴원만 하면 만날 수 있고 결혼도 가능하다"는 거짓말에 속아 총 137회에 걸쳐 약 5,293만 원을 송금했다.


법정에서 "후원금" 주장했지만…법원 "전형적인 사기" 일축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은 "피해자가 후원 형태로 지급한 돈"이라며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이범용 판사는 A씨가 입원하지 않았음에도 병원 핑계를 대고, 재력이 없으면서도 피해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약속한 행위 모두가 철저히 계획된 사기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연인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결혼할 생각까지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거액을 편취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A씨가 이미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엄중히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피해액의 일부를 변상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고단2453 판결문 (2025. 5. 28.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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