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막말 갑질' 의혹... 어디서부터 언어 폭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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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막말 갑질' 의혹... 어디서부터 언어 폭력일까?

2026. 01. 07 10:2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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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마디도 폭력

욕설 없어도 맥락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목을 졸라버릴까?", "원숭이를 데려와도 너보단 잘하겠다." 조폭 영화 대사가 아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매일같이 일터에서 듣고 있는 말이다.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과거 의원 재직 시절 녹취 파일이 공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우리 사회 직장 내 괴롭힘의 민낯을 드러내는 척도가 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1년간 접수된 제보와 이 후보자의 발언을 분석해 이른바 '이혜훈 유형'으로 불리는 직장 내 폭언 5가지를 분류해 발표했다.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는 "한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유형의 폭언을 한꺼번에 쏟아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다"며 그 실태를 전했다.


당신의 상사는 어느 유형입니까? '폭언 5계명'

직장갑질119가 분석한 폭언 유형은 그야말로 흉기다. 유승민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폭언은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협박형'이다. "죽여버리겠다", "나는 여자도 때릴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화풀이를 넘어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범죄적 발언이다. 둘째는 '비교·비난형'이다. "태도가 초등학생 수준이다", "7살짜리를 가르치는 게 낫겠다"며 인격적인 모독을 서슴지 않는다.


셋째와 넷째는 각각 '능력 모욕형'과 '신체 비하형'이다. "머리에 뭐가 들었냐", "IQ가 몇이냐", "네 머리는 장식이냐"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다. 마지막으로 '인격 말살형'은 "구제 불능이다", "똥오줌도 못 가린다"며 상대방의 존재 가치 자체를 부정한다.


유 작가는 "이 후보자가 이 모든 발언을 다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제보 사례를 종합했을 때 이 후보자의 발언들이 5가지 유형에 모두 걸칠 만큼 광범위했다"고 지적했다.


쌍욕보다 무서운 건 '맥락'

흥미로운 점은 최근 직장 내에서 대놓고 하는 쌍욕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노골적인 욕설은 즉각적인 신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망을 피하기 위한 교묘한 폭언은 여전하다.


이번 사태를 분석한 박점규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기획팀장은 방송에서 이 후보자의 "야!"라는 짧은 호통에 주목했다.


박 팀장은 "'야'라는 딱 두 마디는 제가 보기엔 그 어떤 쌍욕보다 더 심각한 폭언"이라며 "누가 들어도 심장이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그 맥락 속에 있는 폭력적 언어"라고 꼬집었다. 욕설이 없더라도, 상하 관계와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단순한 호칭 하나가 비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괴롭힐 의도 없었다"? 법정선 안 통한다

많은 가해자가 "질책하려던 것뿐이다", "괴롭힐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의도는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유 작가는 직장 내 괴롭힘의 법적 판단 기준을 명확히 짚었다. 핵심은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 ▲이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는지다.


즉, 상사가 아무리 "업무를 가르치려 했다"고 주장해도, 그 방식이 사회 통념상 적정 범위를 넘어 상대방에게 고통을 줬다면 법적인 괴롭힘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법이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직장인이 "이 정도면 신고해도 되나요?"라며 자신의 고통을 검열하고 있다. 유 작가는 "갑의 권한이 센 조직일수록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이 일터의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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