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아니었다니…" 아이가 친자가 아닐 때, 결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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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아니었다니…" 아이가 친자가 아닐 때, 결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을까?

2025. 09. 11 11:0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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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사진첩 속 낯선 남자, 아이와 판박이

사기결혼이지만 3개월 지나 혼인 취소도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이가 나를 전혀 닮지 않았다는 주변의 말에도 아내를 닮았겠거니 믿어왔다. 하지만 아내의 옛 사진첩에서 발견한 낯선 남자의 얼굴은, 내 아이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있었다. 결국 유전자 검사를 했고, 결과는 '친자 불일치'였다.


결혼 1년 차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가 임신 4개월 차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청혼했다. 아버지가 된다는 행복감에 전세 대출을 받아 혼인신고부터 마쳤다.


하지만 뒤늦게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아내에게 사진을 내밀며 진실을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왜 마음대로 유전자 검사를 했냐"는 불같은 분노였다. A씨는 신뢰가 무너져 이혼을 결심했지만, 이 결혼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고 싶다.


친자 아니란 사실만으로 혼인 무효는 어려워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우진서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안타깝지만 아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혼인을 무효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리 법(민법 제815조)은 혼인 무효 사유를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을 때'나 '근친혼일 경우' 등 매우 제한적으로 본다. A씨의 경우 아내와 부부로 살아가려는 의사 자체는 있었기 때문에 무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기 결혼 취소, 3개월 벽에 막혀

그렇다면 사기 결혼을 이유로 혼인을 취소할 수는 없을까. 아내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A씨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민법 제823조). A씨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고 6개월간 혼자 끙끙 앓다가 이혼을 결심했기에, 이미 3개월이라는 시간을 넘기고 말았다.


우 변호사는 "유전자 검사일에 취소 사유를 알았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분석했다.


위자료는 OK, 양육비 반환은 '글쎄'

결혼을 무효로 돌리거나 취소할 수는 없지만, 이혼 소송을 통해 관계를 정리할 수는 있다. 이때 A씨는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자료를 아내에게 청구할 수 있다.


우 변호사는 "아내가 남편 외 제3자와 비슷한 시기에 성관계를 가져 친자가 아닐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동안 아이를 위해 썼던 출산 비용이나 양육비를 돌려받기는 어렵다. 법원은 혼인 중 지출한 양육비를 부부 공동생활을 위한 비용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이혼한다고 해서 아이와의 법적 관계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법은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친생추정)하기에, A씨는 별도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아내의 잘못이 명백하더라도 재산분할은 이뤄져야 한다. 재산분할은 유책 사유와 무관하게 혼인 중 형성된 재산을 청산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다만 A씨의 혼인 기간이 짧아, 각자 결혼 전 가지고 있던 재산을 그대로 가져가는 형태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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