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복 입은 여자 아동'이 성폭행당하는 만화 본 직후⋯직접 행동으로 옮긴 남성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교복 입은 여자 아동'이 성폭행당하는 만화 본 직후⋯직접 행동으로 옮긴 남성

2020. 06. 16 16:54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옆집 살던 이웃에게 성폭행당한 11세 아동. 가해자는 이 범행 전 교복을 입은 여자 아동이 나오는 음란 만화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만화를 보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셔터스톡⋅그래픽⋅편집=이지현 디자이너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A양(11세)은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홀로 보냈다. 아버지는 사정상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다.


긴 연휴가 시작되는 그날도 A양은 혼자였다. 해가 넘어가 어둑해졌을 무렵, 갑자기 현관문이 열렸다. A양의 아버지는 아녔다. 들어온 사람은 복면을 머리에 쓴, 손에는 장갑을 착용한 한 남자였다.


낯선 이의 등장으로 A양의 집을 채우던 고요함은 깨져버렸다.


혼자 있던 11세 아동 노려 집 안으로 들어온 낯선 사람

낯선 이는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A양을 무차별적으로 때렸다. 소리를 지르는 A양의 입을 막고 방으로 끌고 들어가 목을 조르기도 했다. 그리곤 A양의 얼굴은 이불로 덮였다. 그리고 끔찍한 범죄가 벌어졌다.


A양이 범죄를 당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챈 사람은 담임 선생님이었다. A양은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선생님은 범죄 신고를 하고 A양을 보호했다.


그 낯선 이는 바로 잡혔다. 가해자는 바로 아버지의 오랜 친구이자, 옆집 사는 아저씨 B씨였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B씨는 범행 직전 교복을 입은 여자 아동이 강간을 당하는 내용의 만화를 보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망상을 현실화한 것이다.


"재범 위험 없다" 1심, 징역 10년⋅보호관찰 기각→"재범 위험 있다" 2심, 징역 10년⋅보호관찰명령

B씨는 범행 직후 복면과 장갑을 불에 태우며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CCTV 등 객관적 물증 앞에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간치상 혐의'(제8조 제1항)였다. 법정형이 최소 10년부터 시작하는 무거운 범죄였다. 1심은 대구지법 경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최해일 부장판사)가 맡았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나이 어린 피해자가 매우 큰 육체적⋅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법정 최저형인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요청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는 데 있었다. 검찰 측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을 골자로 하는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했지만, 1심 법원은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증거가 없다"며 기각했다.


B씨는 최저형량인 징역 10년을 받고, 보호관찰명령도 피했지만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 역시 B씨에 대한 "형이 너무 가볍다"면서 보호관찰명령도 내려달라고 항소했다.


2심을 맡은 대구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연우 부장판사)는 지난해 6월 징역 10년형을 유지했다.


B씨가 "초범이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부양해야 할 70세 노모와 12세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형량을 올리진 않았다. B씨 피해자보다 딱 한 살 많은 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여자 아동의 음란만화' 즐겨봤던 피고인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한 1⋅2심 재판부

1심과 2심은 대부분의 판결 내용이 같았지만, 보호관찰명령을 내릴지 말지에 대해서는 다른 결정을 했다. 1심은 "재범 위험성이 없다"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봤지만, 2심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경찰이 조사한 내용 중 '한 대목'에 집중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지난 2016년부터 직업 없이 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지냈는데, 주로 '여자 아동의 음란행위'를 소재로 한 만화를 즐겨봤던 것으로 조사됐다.


A양에게 범죄를 저지른 그 당일에도 "교복을 입은 여자 아동이 강간을 당하는 내용의 만화를 봤다"고 B씨는 진술했다. 만화에 나오는 장면을 그대로 범죄로 옮긴 것이다.


2심 재판을 맡은 김연우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런 점을 특별히 언급한 후에 "성폭력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도 B씨의 '재범 위험성'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또 있었다. 로톡뉴스 취재 결과, B씨는 A양에게 범죄를 저지르기 일주일 전 이웃 가정집을 침입했다가 발각되어 도주했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영상 수사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확인해 법원에 제출했었다.


2심은 이를 종합적으로 받아들여 1심에서 기각한 B씨에 대한 '보호관찰명령청구'를 내렸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도 함께 명령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