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욕설 들으며 강압적 성폭행 당했다"더니…법정서 "미안, 다 거짓말"
[단독] "욕설 들으며 강압적 성폭행 당했다"더니…법정서 "미안, 다 거짓말"
앱으로 만난 남성에 ‘욕설·폭행당했다’ 진술 뒤집혀…허위 고소 드러나
성범죄 진술 신빙성 또 논란
법원 “정신적 불안·허위 고소 이력 고려, 범죄 증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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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참고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상세하고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진술했던 20대 여성이, 법정에 이르러 자신의 모든 진술이 거짓이었다고 전면 번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고인의 강압이나 폭력은 일절 없었으며, 모텔비를 결제한 피고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성관계에 응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피해자의 정신적 불안정 상태, 과거 허위 고소 이력, 그리고 객관적 증거(DNA 감정 결과)를 종합해 수사기관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강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씨발, 말귀 못 알아들어?"…공소사실을 뒷받침한 피해자의 진술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2023. 8. 5. 14:00경부터 17:58경 사이 서울 강서구의 한 모텔에서 피해자 B씨(가명, 여, 20세)의 옷과 속옷을 강제로 벗기고 욕설을 하며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강간한 혐의를 받았다.
이러한 공소사실은 피해자 B씨가 수사기관에서 한 구체적인 진술에 근거했다.
B씨는 2023. 8. 15. 경찰 진술조사에서 "피고인이 '성관계를 해봤냐'고 물었고, 저는 모텔로 가는지 몰랐다"라며 "제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모텔로 데려와서 많이 당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모텔 입구에서 "이런 데 가기 싫다. 차라리 룸카페가 더 낫지 않냐"라고 저항하자, 피고인이 "씨발. 아까부터 진짜 뭐라는 거야. 말귀 못 알아들어?"라고 화를 내며 "빨리 안 와"라고 소리쳤다고 주장했다.
B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도 "저 이거 진짜 아닌 것 같아요. 저 안 갈래요"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피고인이 "씨발. 여기 사람 있어. 조용히 안 해? 빨리 엘베나 타"라고 욕설을 해 어쩔 수 없이 객실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객실 안에서의 상황은 더욱 구체적이었다. B씨는 "피고인이 '멀뚱멀뚱 서 있냐. 빨리 씻고 나와', '옷은 니가 벗을래, 아님 내가 벗겨줘?'라고 무섭게 말했다"라며, "말을 안 들으면 폭력을 행사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말을 따르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피고인이 제 가운과 속옷을 벗겼고, 속옷을 벗기려고 할 때 '벗기 싫다', '하기 싫다'라고 얘기했다", "제 머리채를 잡고 강압적으로 (유사성행위를) 하였고, 제 다리를 강제로 벌리면서 삽입을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성관계 과정에서 "이 씨발. 처음 아니네. 처녀막도 없고"라는 욕설을 들었으며, "아프다. 싫다", "이거 넣지 마세요"라고 울먹이며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피고인이 욕설을 하며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다 거짓말이에요"…법정에서 뒤집힌 '피해 사실'
공소사실을 뒷받침했던 B씨의 이 모든 진술은,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B씨 본인의 입으로 전부 허위였음이 드러났다.
B씨는 법정 증언에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1. 모텔 동행의 강압성 여부 (쟁점: 모텔 가는 것에 대한 동의)
경찰 진술: "제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모텔로 데려와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법정 진술: (검사 질문: 피고인이 의사를 물어본 것이 맞는가요?) "예. 의사 물어봤어요." (검사 질문: 경찰에 왜 그렇게 말했나?) "뭔가 창피해 가지고."
2. 모텔 입구에서의 욕설 및 협박 (쟁점: 모텔 입구에서의 강압)
경찰 진술: "내려"라고 강압적으로 얘기했고, "씨발. 말귀 못 알아들어?"라며 화를 냈다.
법정 진술: (변호인 질문: 강압적으로 내리라고 얘기했나?) "사실이 아니에요." (변호인 질문: 강압적으로 욕설한 적도 없나?) "예."
3. 엘리베이터 탑승 시 강요 (쟁점: 엘리베이터 탑승 시)
경찰 진술: "씨발. 여기 사람 있어. 조용히 안 해? 빨리 엘베나 타"라고 해서 타게 되었다.
법정 진술: (변호인 질문: 이런 대화가 오고 갔나?) "아니요." (변호인 질문: 이것도 지어낸 얘기인가?) "예."
4. 객실 내 강압적 태도 (쟁점: 객실 입장 후)
경찰 진술: "빨리 씻고 나와", "옷은 니가 벗을래, 아님 내가 벗겨줘?"라고 말해 폭력이 무서워 따랐다.
법정 진술: (변호인 질문: 이것도 거짓말인가?) "예.", "다 거짓말이에요." "강압적인 거 없었고..."
5. 성관계 거부 의사 (쟁점: 거부의사 표시)
경찰 진술: "'벗기 싫다', '하기 싫다'라고 얘기했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법정 진술: (검사 질문: '하기 싫다'고 진술했는데?) "그것도 거짓말이에요." (검사 질문: 거부의사를 표현했는가요?) "안 했어요."
6. 성관계에 이른 경위 (쟁점: 성관계 동의)
경찰 진술: "아프다. 싫다", "넣지 마세요"라고 거부했으나 피고인이 욕설하며 강압적으로 했다.
법정 진술: (변호인 질문: 무슨 일이 있었나?) "씻고 성관계할 것처럼 되어서 제가 좀 부담스러워 했는데 (피고인이) '그럴 거면 하지 마, 안 해도 돼' 그랬는데 제가 뭔가 죄송해서 그래서 하게 된 거예요." (검사 질문: 미안한 마음에 했다는 것인가요?) "예."
법원 "허위 고소 납득…범죄 증명 없어"
재판부는 B씨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 정신 상태, 유사한 허위 고소 전력 등을 근거로 B씨의 수사기관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는 수사기관에서 거짓 진술을 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의 요구에 잘 응해 준 것이 창피하고 후회스러웠고 ▲경찰이 되고 싶어 경찰이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으며 ▲사후피임약 등 의료적 지원을 받고 싶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B씨는 "저 당시에 정신상태가 불안정해서 조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스스로 밝혔으며, "그때는 많이 아팠었고, 지금은 입원치료도 했고 약물도 복용하고 있어서 나아졌다"고 말했다. B씨의 부친 역시 법정에서 딸이 정신적인 장애를 많이 겪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이 사건 외에도 2023년 12월과 2024년 3월까지, 총 3건의 다른 강간 및 간음 혐의 고소를 제기했으나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사건에서는 "남자친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생겨서 허위로 고소한 것"이라고 자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일반인의 상식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의 정신적인 상태 및 이 사건 범행 이후 피해자의 또 다른 허위 고소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해자가 위와 같은 이유로 허위 진술을 하였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해자가 소개팅 앱에서 피고인과 나눈 대화 내용('돈 많이 줄게', '너 하는 거에 따라서 돈 많이 줄 수도 있구')을 근거로,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기 전부터 성관계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