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바다의 비극… ‘목섬 사고’ 옹진군 책임 10%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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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바다의 비극… ‘목섬 사고’ 옹진군 책임 10% 인정

2025. 06. 02 12: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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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시 연결되는 무인도서 40대 여성 사망

법원 "경고표지판·안내방송 없어 옹진군 10% 책임"

선재도 목섬 사진. /연합뉴스

간조 때면 바다가 갈라져 신비로운 모랫길이 드러나는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인천 무인도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를 두고, 법원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 2부(신종오 부장판사)는 안전시설 설치 의무를 소홀히 한 옹진군에게 유가족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령하며, 자연 관광지 관리에 대한 공공기관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했다.


2021년 1월 19일 오후 3시 30분, 인천시 옹진군 선재도에 도착한 A씨(사망 당시 40세)는 목섬 방향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바닷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목섬은 간조 때에는 바다가 갈라지듯 모랫길이 드러나 육지와 연결되지만, 만조 때는 완전히 분리되는 무인도다.


이곳은 성경 속 '모세의 기적'을 연상시키는 자연현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였지만, 사고 당시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한 위험을 알리는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사고 현장에 대한 조사 결과, 목섬 주변에는 조수간만 차이로 인한 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았고, 물때를 알려주는 안내 표지도 없었으며, 위험 상황에서 진입을 금지하는 경고 방송 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외부 관광객들이 물때를 모른 채 접근했다가 갑작스럽게 차오르는 바닷물로 인해 사망하거나 고립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온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A씨의 유가족은 옹진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옹진군 측은 "지적장애가 있는 고인이 갑자기 물이 차올라 익사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 걸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근에 안전 표지판 등을 설치했더라도 고인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고인의 친모인 원고는 딸이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옹진군은 안전 관련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약 10%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옹진군에게 2천600여만 원과 이자를 A씨 유가족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법원은 피해자 측의 과실도 함께 고려했다. "고인에게 조현병이 있었다고 해도 안전시설 설치 등 사고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옹진군의 잘못이 인정된다"면서도 "원고가 고인을 적절히 보호·감독하지 않은 잘못은 피해자 측 과실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데 반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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