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격무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한 간호공무원, 순직 인정 가능성 높은 이유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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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격무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한 간호공무원, 순직 인정 가능성 높은 이유 넷

2021. 05. 27 18:08 작성2021. 05. 27 18:20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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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한 간호직 공무원, 사망 직전까지 "죄송하다"

유가족 "급성 우울증" 공무상 재해 주장

변호사들과 검토했더니 "순직 인정 가능성 높아"

코로나19로 격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간호직 공무원. 유가족은 "업무 가중으로 인한 급성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공무상 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A씨가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분석해봤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코로나19 사태로 격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7년차 간호직 공무원 A(33)씨. 그가 사망 하루 전에도 주변에 "죄송하다"며 연신 사과만 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현재 유가족은 "A씨가 업무 가중으로 인한 급성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공무상 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톡뉴스는 유가족의 바람대로 A씨가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분석했다.


사망 하루 전에도 주변에 "죄송하다" 사과

"죄송하다.", "멘붕(멘탈붕괴)이 와서.", "마음이 힘들어서 판단력이 없었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A씨의 사망 하루 전인 지난 22일. 그가 직장동료들과 상사에게 보낸 메시지는 자책과 사과로 물들어 있었다. 격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취지였다. 실제 A씨는 최근 자기가 담당해야 할 순번이 아닌데도 코호트격리(동일집단격리) 병원을 관리하는 등 업무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건소 관계자와 부산공무원노조 측에 따르면 해당 보건소의 간호직 공무원들은 1년 넘게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최근 1개월은 백신 접종 업무까지 추가되면서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A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망 하루 전날에도 출근했다가, 다음 날 아침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호사들 "순직 인정 가능성 높아 보인다"⋯이유는 네 가지

공무원이 공무 수행 중 사망한 경우를 뜻하는 '순직'.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순직이 인정되면 유가족에게 연금과 보상금이 나온다. A씨와 같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 순직인지, 아닌지 여부는 스트레스와 극단적 선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사건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공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 보인다"며 "순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는 그 근거로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과도하게 늘었던 점(①), 이를 힘들어하는 발언을 주변에 많이 했던 점(②),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인터넷으로 검색한 내용이 위험한 점(③)" 등을 들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뇌출혈', '두통', 우울 관련 단어들을 검색했다고 한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특히 "갑자기 코호트격리 병원 관리 업무까지 맡아 그동안 쌓인 정신적 스트레스에 정신적 부담이 크게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④)"고 했다.


실제 우리 법원은 '갑작스러운 업무환경 변화나 업무량의 증가가 있었는지'를 인과관계(업무 스트레스와 극단적 선택 사이)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A씨는 지난 18일부터 자기 순번이 아니었는데도 해당 업무를 맡았고, 지난 23일 불과 5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는 '순직'이 인정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위험직무 순직' 인정 두고는 변호사들의 의견 갈렸다

조은결 변호사는 "나아가 위험직무 순직이 인정될 여지도 충분하다"고 했다. 위험직무 순직은 공무원이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했을 때 인정된다. 여기엔 '감염병 환자 치료 또는 확산방지'도 포함된다. 위험직무 순직은 순직보다 보상 비율이 더 높다.


순직의 경우 유족 연금(❶)이 기준소득월액의 38%, 보상금(❷)이 공무원 전체기준소득월액 평균액(올해 기준 535만원)의 24배다. 위험직무 순직은 이 수치가 각각 43%, 45배로 크게 올라간다. 보상금(❷)을 계산해보면, 순직은 약 1억 3000만원, 위험직무순직은 약 2억 4000만원 정도가 된다.


다만 박지영 변호사는 "위험직무 순직까진 인정이 힘들 것 같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A씨가 코로나19에 노출되는 위험 상황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기보다는, 업무가 과중해진 결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본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며 "막다른 골목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이어 진상조사 결과를 벌인 결과 보고서를 "유가족이 공무원연금공단에 관련 요청 서류를 낼 때 첨부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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