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노상방뇨, 단순 경범죄일까? 이런 경우엔 음란죄 적용될 수 있다
지하주차장 노상방뇨, 단순 경범죄일까? 이런 경우엔 음란죄 적용될 수 있다
경범죄 vs 성범죄 가르는 기준

서울 강서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노상방뇨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지하주차장 구석, 한 남성이 바지는 물론 신발까지 벗어두고 노상방뇨를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빤스 빌런'의 모습이다.
"급한 건 알겠지만 왜 다 벗고 싸느냐"는 황당함 섞인 반응 속에서, 이 행동은 단순한 추태를 넘어 범죄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다. 법의 저울은 행위의 '의도'와 '방식'에 따라 그 무게를 달리 잰다.
우선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노상방뇨는 경범죄처벌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 법은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서 함부로 대소변을 본 사람"에게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단순히 용변이 급해 저지른 실수라면 대부분 이 선에서 마무리된다.
'성기 노출' 의도가 형량 가른다
문제는 '바지를 완전히 벗어둔 행위'다. 이 행동 하나로 사건의 성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 형법은 '공연음란죄'를 별도로 규정,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훨씬 무겁게 처벌한다.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의 '음란한 행위'를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즉, 노상방뇨 과정에서 성기를 노출했더라도 그 목적이 단순히 용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경범죄에 그친다. 하지만 만취 상태였다는 이유만으로 늘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노상방뇨와 공연음란을 가를 때 몇 가지 구체적인 기준을 살핀다. 단순히 급해서 한 행위인지, 아니면 성기를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보여주거나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노출했는지가 핵심이다.
실제 판례를 보면, 만취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성기가 노출된 채 주변을 맴돈 경우 공연음란 고의가 없다고 보아 경범죄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5고단705 판결).
반면, 노상방뇨 후 바지를 올리지 않은 채 피해자를 향해 걸어간 행위나 바지와 팬티를 무릎까지 내리고 성기를 드러낸 채 소변을 본 행위 등은 명백한 공연음란죄로 인정됐다(창원지방법원 2019고단785 판결).
이번 '빤스 빌런'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그가 소변이 옷에 튈까 봐 바지를 벗어둔 것이라면 경범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신의 신체를 과시하거나 타인에게 성적 불쾌감을 줄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고 판단되면, 이는 징역형까지 가능한 성범죄가 된다. 결국 바지를 벗은 그 찰나의 행동이 추태와 범죄를 가르는 경계선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