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연락 끊긴 남편…주소 몰라도 이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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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연락 끊긴 남편…주소 몰라도 이혼할 수 있을까

2026. 07. 14 08:3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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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몰라도 공시송달로 이혼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A씨의 서류상 혼인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남편이 짐을 싸 집을 나간 지 20년이 넘었지만, 법적으로는 아직 부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양육비 한 푼 받지 못한 채 두 아이를 홀로 키운 A씨는 이제 보금자리를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20년 넘게 연락이 끊긴 남편의 주소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장기간 생사와 소재를 알 수 없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사연이 소개됐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가 법률 자문에 나섰다.


결혼 10년 만에 집 나간 남편, 20년째 연락 두절

A씨는 30년 전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초기에는 부부가 함께 돈을 모아 집도 마련했다. 해당 주택은 A씨 명의로 등기됐다.


그러나 결혼 10년 차에 남편의 외도 사실이 드러나면서 평온했던 일상은 무너졌다.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별다른 해명도 하지 않은 채 짐을 싸 집을 나갔다.


그날 이후 남편과의 연락은 완전히 끊겼다. 지인들을 통해 “지방에서 트럭을 운전한다더라”, “큰 배를 타고 다닌다더라”는 이야기가 간간이 들려왔지만, 확인된 내용은 없었다.


남편은 두 아이를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고 생활비나 양육비도 보내지 않았다. A씨는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두 자녀를 키웠고, 아이들은 어느덧 사회인이 됐다.


이제 A씨는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정리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그 전에 서류상 혼인관계부터 정리하고 싶지만, 남편의 주소와 소재를 전혀 알 수 없어 고민에 빠졌다.


배우자 주소 몰라도 이혼 소송 가능…‘공시송달’ 활용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소장 등 소송 서류가 송달돼야 한다. 그러나 배우자의 주소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공시송달’을 통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법원이 송달할 서류를 보관한 뒤, 해당 사실을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신문·전자통신매체 등에 공고하는 제도다. 상대방이 실제로 소송 서류를 받아보지 못했더라도 정해진 절차를 거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된다.


임경미 변호사는 “상대방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면 공시송달을 통해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공시송달은 공고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발생한다. 이후 같은 당사자에게 하는 공시송달은 공고한 다음 날부터 효력이 생긴다.


공시송달 판결 뒤에도 ‘추완항소’ 가능성

다만 공시송달로 이혼 판결을 받더라도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시송달은 상대방이 재판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뒤늦게 판결 사실을 알게 된 상대방에게 불복할 기회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변호사는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기간을 지키지 못한 상대방은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추완항소’라고 한다.


공시송달로 이혼 판결이 확정된 뒤 원고가 재혼했더라도 상대방이 추완항소를 제기하면 기존 판결을 둘러싼 재판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혼 여부뿐 아니라 위자료와 재산분할 등의 쟁점도 다시 다퉈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송달 절차를 거쳐 확정된 판결보다 법률관계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임 변호사는 “상대방이 추후 반드시 이의를 제기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만큼, 우선 공시송달을 통해서라도 이혼을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위자료·재산분할 판결 가능하지만 실제 집행은 별개

공시송달 방식으로 이혼과 함께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판결을 받는 것과 실제 돈을 지급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상대방의 소재뿐 아니라 명의 재산까지 파악할 수 없다면 판결에서 승소하더라도 강제집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변호사는 “상대방의 거주지나 보유 재산을 확인할 수 없다면 위자료나 재산분할 판결을 받더라도 실제 집행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배우자를 상대로 재산상 청구를 제외하고, 이혼 여부와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친권자·양육자 지정 등을 우선 확정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편 A씨 명의로 등기된 주택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A씨는 20년 넘는 별거 기간 동안 남편에게 생활비와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한 채 자녀 양육과 재산 관리를 홀로 감당해 왔다. 이 같은 사정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A씨의 기여도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


임 변호사는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는 남편이 제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장기간 A씨가 모든 경제적 부담을 감당한 사정을 고려하면 현재 부동산을 그대로 보유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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