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속 곰 사육 199마리 방치 위기에 정부가 꺼낸 '마지막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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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속 곰 사육 199마리 방치 위기에 정부가 꺼낸 '마지막 카드'

2025. 12. 30 13:4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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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 채취 전면 금지 하루 앞두고 매입가 갈등

정부 '6개월 계도기간' 선언하며 퇴로 열어

농가에서 사육되다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제주자연생태공원 보호시설로 옮겨진 반달가슴곰 /연합뉴스

2026년 1월 1일, 대한민국에서 곰 사육과 웅담 채취가 법적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하지만 역사적인 종식 선언을 불과 하루 앞둔 지금, 전국 11개 농가에는 여전히 199마리의 곰이 철창 속에 갇혀 있다. 법 시행과 동시에 이 곰들을 소유한 농가들은 졸지에 법 위반자가 될 위기에 처했으며, 곰들의 운명 또한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곰의 '몸값'이다. 그간 동물보호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34마리가 구조되어 제주자연생태공원 등으로 이송됐으나, 남은 199마리에 대해서는 매입 단가를 두고 농가와 단체 간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농가는 수십 년간의 사육 비용과 생계 대책을 요구하는 반면, 단체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합리적 수준의 매입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가 약속 믿고 키웠는데... 물바다 된 보호시설과 지연되는 자유

사육 곰 문제는 1981년 정부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 수입을 장려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 비난이 거세지자 1985년 수입이 금지됐고, 곰들은 40년 넘게 좁은 철창에 방치됐다. 과거 일부 농가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 곰 기름을 비누나 화장품 재료로 쓰겠다며 용도 변경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법원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당초 정부는 충남 서천군에 대규모 사육 곰 보호시설을 지어 이들을 수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가을 발생한 집중호우로 시설 예정지가 침수되면서 완공 시점이 2027년으로 늦춰졌다. 다행히 전남 구례군의 시설과 공영 동물원에 여유가 있고, 민영 동물원 및 해외 이송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199마리라는 숫자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협상 지연을 고려해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곰을 소유하거나 사육하더라도 즉각적인 처벌이나 몰수 조치를 하지 않는다. 정부는 곰 한 마리당 10~15만 원의 관리비를 최대 250만 원까지 보전해주는 중재안을 통해 농가와 단체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6개월의 유예, 그러나 '쓸개즙 채취'는 예외 없이 엄단

정부가 퇴로를 열어주긴 했으나, 경고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계도기간 중이라도 웅담을 채취하거나, 사육 곰을 불법적으로 '관람용'으로 둔갑시켜 사육을 지속하려 할 경우 야생생물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된다. 현재 농가 2~3곳을 제외하고는 곰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정부는 이번 계도기간이 사실상 곰 사육을 끝낼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채은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매입 단가에 대한 이견이 크지만, 관리비 보전 방안 등을 통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며 "국내 시설뿐 아니라 외국으로의 이송 절차도 CITES 규정에 맞춰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5년을 이어온 잔혹한 사육 곰 산업이 과연 이번 6개월의 유예 기간 안에 평화로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육 곰 종식의 법적 쟁점과 판례

이번 곰 사육 금지 조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개정에 따른 강행 규정이다. 2026년부터는 멸종위기종인 곰의 포획과 가공, 유통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1. 용도변경 승인의 법적 성격과 제한

과거 농가들이 곰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시도했던 용도 변경에 대해 대법원은 행정청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했다.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두23033 판결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용도변경 승인은 특정인에게 이익을 부여하는 '수익적 행정행위'로서 재량행위에 해당한다. 웅지(곰 기름)를 비누 등의 재료로 쓰기 위해 용도를 변경하려는 신청을 반려한 것은 법의 취지에 비추어 합리적이다." 이 판결은 곰 사육의 용도를 '약용(웅담)'으로만 제한하는 근거가 되었으며, 결국 산업의 사양화를 이끌어 사육 종식 합의의 법적 발판이 되었다.


2. 계도기간 부여의 행정법적 의미

정부가 발표한 6개월의 계도기간은 법적 처벌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다. 하지만 야생생물법 제14조에 따라 멸종위기종의 보관과 사육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므로, 계도기간 종료 후에도 곰을 처분하지 않는 농가는 형사 처벌과 함께 곰을 몰수당할 수 있다.


3. 불법 취득 및 유통 금지

야생생물법 제9조는 불법으로 포획·수입된 야생동물뿐 아니라 이를 사용해 만든 음식물이나 가공품을 알면서 취득·보관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계도기간 중이라도 불법적인 웅담 채취나 유통이 발생할 경우, 사육주뿐만 아니라 구매자 또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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