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구매 의혹' 에토미데이트,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지만 구매자 처벌 왜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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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구매 의혹' 에토미데이트,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지만 구매자 처벌 왜 못할까

2020. 07. 28 18:47 작성2020. 07. 29 10:33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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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 A씨, '에토미데이트' 구매 의혹으로 경찰 조사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 중독성은 떨어지지만 유사한 효과

판매자는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구매자는 해당 안 돼

최근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 A씨가 '에토미데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약물은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지만, 법적으로 마약은 아니다. /셔터스톡

우리 법은 특정 약물을 '마약'으로 지정한다. 마약을 무단 구매한다면 당연히 범죄다. 그런데 투약하면 비슷한 효과를 내는 '어떤 약물'이 아직 법적으로 마약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이건 처벌할 수 있을까.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며 확산하고 있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에토미)'. 최근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 A씨가 이 약물을 구입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측은 "구매한 적이 없고, 알아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탄의 목소리는 거셌다.


당장 "A씨를 철저히 조사해 본보기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들끓었다. 하지만 마약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은 "사안을 다각도로 살펴봐도, A씨를 처벌할 방법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씨가 에토미를 구매했든, 구매하지 않았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이유를 정리했다.


프로포폴 효과와 비슷해⋯지난해 에토미 수입량 8배 폭증

에토미의 정식 명칭은 '에토미데이트 리푸로주'. 에토미가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건, 그만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효과가 같고 정맥 주사로 투약한다는 방식도 같다. 겉보기에도 둘 다 비슷한 흰색이다. 중독성과 환각성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고용량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도 거의 유사하다.


그런데 최근 프로포폴의 대체재로 에토미를 찾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했다. 프로포폴에 대한 정부의 관리단속이 엄격해진 게 그 배경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년 사이 에토미의 수입량은 8배로 폭증했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데⋯왜 구매자는 처벌이 안 될까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토미의 경우 구매자를 처벌하는 건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예인 A씨의 경우도 해당한다고 했다.


법률 자문
'법률사무소 공감'의 박진호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의 최용희 변호사,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공감'의 박진호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의 최용희 변호사,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 /로톡DB


우선, 무엇보다도 이유는 에토미가 아직 법적으로 '마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약 구매를 처벌하는 법적 근거는 '마약류 관리법'이다. 이 법은 시행령에서 '마약류'에 속하는 약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문제는 여기에 에토미가 없다. 반면, 프로포폴은 지난 2011년부터 이 범위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처벌이 가능하다.


법률사무소 공감의 박진호 변호사는 "에토미는 중독성과 환각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약류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며 "따라서 이 법으로 구매자는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대신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구매자라면 여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피데스법률사무소의 정민규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일명 우유 주사인 '프로포폴' 역시 마약류 관리법에 해당하지 않았었다"며 "이후 시행령 개정으로 프로포폴을 마약류에 지정한 이후에야 투약자를 처벌하였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애터미 역시 현재 '마약류'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처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정 변호사는 봤다.


추후 '마약'에 포함된다면⋯구매자들 처벌할 수 있을까

마약류 안전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는 지난달 에토미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등 관련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꾸준히 '마약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반복돼 왔던 만큼,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구매자를 처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급과 유통의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구매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마약류 지정이 최선"이라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법률 개정으로도 가능하지만, 긴급성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식약처장이 임시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마약의 범위에 '에토미'가 포함된다면 과거 구매자들을 처벌할 길이 열리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 경우에도,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형법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 형벌불소급(刑罰不遡及) 원칙이다. 에토미를 구매했을 당시 기준으로 범죄가 아니었다면, 나중에 범죄로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정향의 최용희 변호사도 "처벌은 행위 당시의 법률에 근거한다"며 "사후에 생긴 법으로는 그 이전의 행위를 처벌할 수 없다"고 했고, 박진호 변호사 역시 "향후 에토미가 마약류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구매자들은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토미를 마약으로 지정하면서 별도로 '소급(遡及⋅시간을 거슬러 적용되도록 함)' 규정을 둔다면 그땐 처벌이 가능할까. 박진호 변호사는 "그 경우에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위헌 소지가 짙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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