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19금 소리 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공연음란죄 처벌될까?
실수로 19금 소리 튼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공연음란죄 처벌될까?
고의성 입증 어려워 형사처벌 힘들어

논란이 된 아파트 관리소 사과문. /JTBC News 유튜브 캡처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던 평온한 저녁, 아파트 스피커에서 갑자기 흘러나온 민망한 소리에 모든 것이 멈췄다. 실수로 전 세대에 송출된 '19금 소리' 소동. 입주민들은 분노했지만, 설령 그 내용이 명백한 성인물이라 해도 직원을 형사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의가 아닌 과실에 대한 처벌은 법적으로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울려 퍼진 19금 사운드
사건은 지난 8일 저녁 7시 30분경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수목 소독 안내 방송이 끝난 직후, 각 세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약 10~15초간 정체불명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한 입주민은 JTBC '사건반장'에 "성인물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며 "아이와 밥을 먹다 너무 놀라 황급히 스피커를 껐다"고 전했다.
방송이 끊긴 직후 관리사무소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관리사무소 측은 즉시 사과문을 게시하고 "당직 근무자가 방송 시스템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 컴퓨터로 유튜브 영화 예고편을 보다가 성인용 음성이 송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은 "예고편과는 전혀 다른, 노골적인 소리였다"며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수였다" 한마디에 죄 묻기 어려워
입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지만, 이 사건의 형사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혐의는 형법상 '공연음란죄'다. 불특정 다수에게 음란한 행위를 보여주거나 들려줬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하지만 이 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즉, 당직 직원이 방송 스피커가 켜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음란한 소리를 내보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관리사무소 측이 "시스템을 끄지 않은 실수"라고 주장하는 현 상황에서, 고의성을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실수였다'는 한마디가 형사 처벌을 피하게 하는 강력한 방패막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업무상 과실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있을까? 우리 형법은 실수, 즉 과실을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처벌한다(형법 제14조).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업무상과실치상), 불을 내는(업무상실화) 등의 특정 경우에만 처벌 조항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수로 음란한 소리를 방송한 행위'를 처벌하는 별도 규정은 없다.
형사처벌 대신 민사소송으로 위자료 청구는 가능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관리사무소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입주민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겪은 정신적 충격에 대해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정신적 손해배상)를 청구할 수 있다.
법원에서는 당직 직원이 방송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명백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입주민들은 관리사무소와 해당 직원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열려있다.
이번 19금 방송사고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형사 처벌보다는, 명백한 과실을 근거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순간의 실수가 형사처벌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금전적 배상과 신뢰 상실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