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핑계 통 안 통했다”… 2,200억 짝퉁왕 법정서 무너졌다
“여권 핑계 통 안 통했다”… 2,200억 짝퉁왕 법정서 무너졌다
대규모 국제 위조상품 공급책에 대한 경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위조상품 시장의 핵심 공급책이었던 피고인 A에게 법원이 징역 4년 6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2013년 말경부터 2017년 말경까지 중국 광저우 등지에서 국내 중간판매업자들에게 가방 7개, 지갑 30개 등 총 252,231점의 위조상품을 판매 및 인도했다.
이 위조상품의 정품 시가 합계는 약 2,209억 2,350만 원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법원은 A가 상표법 위반뿐 아니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판매대금 합계 12억 4,361만 4,250원을 송금받은 행위에 대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위조상품을 판매한 개인에 대한 처벌을 넘어, 위조상품 공급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핵심 인물에게 사법부가 어떤 기준과 수위로 대응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피고인 A는 중국에 거주하며 국내 불특정 다수의 판매업자에게 위조상품을 공급하는 '본거지' 역할을 해왔으며, 그 취급 기간이 길고 수량이 수십만 점에 이를 정도로 그 죄질이 무겁다고 평가됐다.
"여권 만료로 계좌 못 썼을 뿐"... '중국 체류' 변명, 왜 법정에서 통하지 않았나?
피고인 A는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 “중국에 체류하면서 피고인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어” 타인 명의의 계좌를 사용했을 뿐, 범죄수익을 은닉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단호하게 배척하며, 범죄수익은닉죄의 성립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했다. 법원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된 계좌에 범죄수익 등을 입금하는 행위와 같이 범죄수익 등이 제3자에게 귀속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가 포함될 수 있고, 그 죄의 성립에 범죄수익을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하거나 은닉할 목적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즉, 범죄수익 취득사실을 가장하려는 고의만 있다면 은닉 목적이 없더라도 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초한 상황'과 '환치기 계좌'... 은닉 고의 인정의 결정적 증거들
법원은 피고인의 변명이 형식적인 사유에 불과하며, 범죄수익 취득사실 가장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는 구체적인 근거들을 제시했다.
'자초한 상황' 피고인이 2006년경 중국 체류 중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재발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피고인 스스로가 자초한 상황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다른 차명계좌의 존재 피고인이 이미 전처 Z 명의의 계좌 여러 개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범죄수익을 BJ 명의의 계좌로 입금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계좌 사용의 필요성이 아닌 특정 계좌 사용의 의도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환치기' 계좌의 성격 피고인 스스로도 해당 BJ 명의 계좌가 '환치기'에 사용되는 계좌임을 진술했다는 점을 범죄수익 취득사실 가장의 고의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로 보았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피고인이 타인 명의 계좌로 위조상품 판매대금을 입금 받은 행위 자체만으로도 범죄수익 취득사실 가장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최종 판단했다.
대규모 위조범죄에 대한 사법적 메시지: '징역 4년 6월'의 무게
이번 판결은 위조상품 유통으로 인한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피고인이 장기간 (2013년 말경부터 2017년 말경)에 걸쳐 대규모 (정품 시가 약 2,209억 원 상당)로 범행을 저지르고, 국내 판매업자 검거 후에도 입국을 미루며 범행을 계속했으며, 심지어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이 모두 가중 사유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는 징역 4년 6월의 실형과 함께 55,561,247원의 추징이 명령되었다.
이는 유사 판례들이 징역 10월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위로, 위조상품 공급망 최상단에 위치한 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원칙을 확립한 선례로 평가된다.
법원은 이 판결을 통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규모 상표권 침해 범죄를 주도하는 핵심 공급책에게 실질적인 자유 박탈과 범죄수익 환수를 동시에 적용함으로써, 위조상품 유통의 경제적 유인을 강력하게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위조상품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