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날 112에 민원 74건 쏟아졌다…경찰 과잉통제 논란 따져보니
BTS 광화문 공연 날 112에 민원 74건 쏟아졌다…경찰 과잉통제 논란 따져보니
경찰 통제 근거 합리적이었나
귀책 화살 하이브로 향할 수도

방탄소년단(BTS) 공연 종료 다음 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작업자들이 무대 해체 및 장비 철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무료 공연을 두고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중동 사태로 인한 테러 위협을 고려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시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과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실제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10만 4000명, 서울시 추산 4만 8000명으로 예측치인 26만 명을 크게 밑돌았고, 경찰에는 교통 불편과 소음 등을 호소하는 112 신고가 74건이나 접수됐다.
발생하지 않은 '26만 명 집결'을 가정한 경찰의 통제는 법적으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을까.
'빈 수레' 된 26만 명 철통 통제… 법으로 따져본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우리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 제2항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며 이른바 '경찰비례원칙'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인원의 절반도 채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로를 통제하고 시민 불편을 초래한 것이 최소한도였는지에 대한 논쟁의 여지는 충분하다.
헌법재판소 역시 경찰 통제 조치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판단할 때 "비교적 덜 제한적인 수단에 의하여도 상당 부분 달성될 수 있었던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9헌마406 결정).
하지만 법의 잣대는 사후적인 결과만으로 경찰을 비판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경찰관의 제지 조치가 적법한지 여부는 각각의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사후적으로 순수한 객관적 기준에서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2018다288631 판결).
즉, 행사가 끝난 뒤에 "사람이 적게 왔으니 과잉 진압"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뜻이다.
경찰이 통제의 근거로 삼은 중동 사태로 인한 테러 위협은 단순한 가상 시나리오가 아니라 구체적인 안보 위협 정보에 기반한 예방적 조치다. 따라서 헌법재판소 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경찰이 추구한 공익의 존재가 완전히 추상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빗나간 예측과 74건의 민원… 귀책의 무게는 누구에게 기울까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극심한 교통 불편을 초래한 빗나간 예측에 대한 귀책사유는 경찰과 주최 측(하이브) 중 누구에게 더 크게 작용할까. 이는 '26만 명'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통제가 얼마나 탄력적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갈린다.
먼저 경찰의 귀책을 따져보려면 예측 산정의 합리성을 봐야 한다. 대법원은 경찰관의 고의나 중과실을 판단할 때 "구체적 상황하에서 그 인적·물적 능력의 범위 내에서의 적절한 조치라는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2018다288631 판결).
만약 경찰이 테러 위협 정보나 장소의 최대 수용 인원 등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26만 명을 예측했다면, 단순히 예측이 빗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
그러나 현장 대응의 유연성 부족은 경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과도한 권한 행사 역시 직무상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2010다37479 판결).
실제 집결 인원이 4만 8000명 수준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현장 상황에 맞게 통제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지 않아 과도한 교통 마비와 74건의 민원을 초래했다면 이는 "필요한 최소한도"를 초과한 권한 행사로 귀책이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주최 측인 하이브의 귀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은 대규모 집회 사건에서 경찰의 통제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주최 측의 안전 관리 책임 역시 무겁게 보고 있다.
만일 '26만 명'이라는 과도한 예상 관람객 수를 주최 측이 경찰에 제공하여 무리한 통제 원인을 제공했다면, 귀책의 화살은 하이브를 향할 수도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공권력을 비판하기보다는, 경찰의 사전 예측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탄력적 조치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의 안전은 100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그 과정이 누군가의 일상을 불필요하게 옥죄는 결과로 이어졌다면 법과 제도의 정교한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