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노린걸까⋯재판 중 결혼해 선처받고, 세상 밖으로 나오자 결혼 생활 끝낸 손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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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일까 노린걸까⋯재판 중 결혼해 선처받고, 세상 밖으로 나오자 결혼 생활 끝낸 손정우

2020. 08. 05 12:03 작성2020. 08. 05 17: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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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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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 중 혼인신고 한 손정우⋯"부양가족 있다" 주장해 법원의 선처 이끌어내

'결혼'으로 선처받았지만, 혼인 무효 소송으로 '결혼'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됐다

1975년 대법원 "서류상 부부가 되려는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면 '혼인 무효'"

"부양가족이 있다"며 선처를 이끌어냈던 '웰컴 투 비디오'운영자 손정우씨가 아내의 혼인 무효 소송으로 결혼 생활을 마쳤다. 사진은 지난 7월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는 손정우의 모습.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가 자신의 혼인 생활을 마쳤다. 손정우 아내가 법원에 제기한 혼인 무효 소송이 받아들여지면서다. 앞서 손정우는 재판을 받으며 "결혼을 해서 부양가족이 생겼다"고 주장해 법원의 선처를 이끌어냈는데, 그 결혼이 '없었던 일'이 된 것이다.


당장 "감형을 목적으로 거짓 혼인신고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제기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지 정리해봤다.


2심 선고 약 2주 전 갑자기 혼인신고서 제출한 손정우⋯재판부는 양형에 반영

손정우는 2015년 7월부터 약 3년간 다크웹(Dark Web)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2심 재판에서 1년 6개월형을 선고 받았는데, 당시 재판장은 형량을 정하면서 '손정우의 결혼 사실'을 유리한 근거로 사용했다.


이를 두고 "감형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혼인신고서를 접수한 날이 미심쩍었기 때문이다. 손정우는 지난해 4월 17일 혼인신고를 했는데, 하루 전날 4월 16일 2심 변론이 종결됐다. 그리고 보름 뒤인 5월 2일 형량이 결정됐다.


재판이 모두 끝나고, 선고 기일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급작스러운 혼인신고를 한 것이다.


혼인 무효 소송은 법원이 쉽게 인정하지 않는데⋯손정우의 경우는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손정우는 혼인 무효 소송으로 결혼 생활을 끝냈다. '무효'는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만드는 법적인 조치여서, 법원이 쉽게 인정해주지 않는다. 특히나 혼인의 경우엔 더 그렇다.


우리 법이 정하고 있는 혼인 무효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을 때'와 '근친혼이었을 때'다.


손정우의 결혼은 근친혼은 아니었으니, "혼인의 합의가 없었다"는 주장으로 혼인 무효 소송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손정우의 아버지도 4일 저녁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그쪽 부모님이 반대를 해서 혼인 무효 소송을 해 (결혼생활이) 끝났다"고 말했다.


대법원 "서류상 부부가 되려는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면 '혼인 무효'"

우리 대법원은 지난 1975년 혼인 무효와 관련한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호적상 부부가 되는 것만을 가장(假裝⋅거짓으로 꾸밈)하기 위한 혼인신고와 혼인의 의사'와 관련한 판결이다.


당시 재판장을 맡은 주재황 대법관은 "오로지 호적상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부부가 되는 것만을 가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혼인신고를 한 것이라면 이는 본법상 당사자 간에 혼인할 의사가 없는 것에 해당한다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쉽게 말해 서류상 부부가 되기 위한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면 혼인할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혼인은 무효라는 말이다.


이 판례를 손정우에 적용해보면, 손정우 아내가 "서류상 부부가 되려는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고 주장할 경우 법원은 1975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혼인 무효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최근 판결에서도⋯"양형에 도움을 주려 한 혼인 신고 무효"

이런 법 적용에 대해 비슷한 사건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 김수경 변호사는 "진정한 혼인의 의사 없이 상대방의 형량에 정상참작을 위해서 혼인 신고를 했다는 주장,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을 입증을 잘했다면 혼인 무효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고 변호사는 △전세자금 대출 신청에 유리하도록 '가짜 혼인 신고'를 한 사람에 대해 '진정한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보아 혼인 무효 판결을 한 하급심 판결 △학교 교사직을 면직당하지 않게 할 수단으로 혼인 신고한 경우에 대해 혼인 무효 판결을 한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비교적 최근에도 손정우와 비슷한 경우의 판례가 나왔다. 지난 1월 부산지방법원은 양형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가족 몰래 혼인 신고를 했다가 혼인 무효청구 소송을 낸 사람에 대해 "사회 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없이 한 혼인 신고여서 무효"라고 판결했다. (부산가정법원 2020. 1. 10. 선고 2019드단209198 판결)


즉, 이러한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손정우 역시 혼인 무효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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