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떠도는 '내 아이가 맞고 다닐 때 가장 확실한 대처 방법', 변호사와 팩트체크
인터넷에서 떠도는 '내 아이가 맞고 다닐 때 가장 확실한 대처 방법', 변호사와 팩트체크
[팩트체크] 신학기마다 온라인에서 공감 얻는 '내 아이가 맞고 다닐 때 가장 확실한 대처 방법'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들과 함께 이 내용을 팩트체크해봤다

"내 아이가 맞고 다닐 때 가장 확실한 대처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 하나. 실제 학교폭력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과 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내 아이가 맞고 다닐 때 가장 확실한 대처 방법."
몇 년 전에 올라왔지만 아직까지 매년 신학기마다 온라인에서 공감을 얻는 글이 하나 있다. 학교폭력 대처 방법을 소개한 글인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쓴이의 자신감이 엄청난 글로 유명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사실상 학교폭력 문제를 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바이블(Bible)'"로 통했다.
글쓴이는 "똑똑한 부모라면 법을 자기편으로 만든다"며 "(법에) 무지한 부모가 문제"라고 적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도 틀렸다고 했다. 자신이 소개한 방법대로만 하면 확실히 문제해결이 된다고 적었다.
글쓴이의 이 '확실한 대처 방법'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실제 학교폭력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과 팩트체크해봤다.
대처 방법은 꽤 상세했다.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①무조건 가해자를 고소부터 해라. 일단 경찰서로 끌고 오는 게 학교폭력 상담보다 효과적이다.
②담임 교사와 교장에게도 반드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해라.
③해결이 안 되면 (아이에게) '학교의 창문이란 창문은 다 때려 부숴라'고 충고해줘라.
로톡뉴스는 이 글을 변호사들과 분석해봤다. 그 결과 "대부분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참지 말고 공론화하라는 취지는 알겠지만, 너무나 극단적이고 위험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법률 자문

① "무조건 가해자를 고소부터 해라"
변호사들 "학교폭력 제도를 무시하거나 잘 모르는 것"
글쓴이는 "(학교폭력 문제가 발생하면) 담임 교사와 교장을 무시하고 무조건 가해자를 고소부터 해라"며 "한시가 급한데 학교 찾아가서 상담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꼭 알아야 할 학교폭력의 모든 것' 저자이기도 한 노윤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사월)는 "학교폭력 제도를 무시하거나, 잘 모른 채 알려주는 부적절한 안내"라고 비판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사건이 경미하다면 학교장 자체 해결로 (원만히)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며 "(오히려) 피해 학생이 경찰 고소를 원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학교를 배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인증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신은혜 변호사(법률사무소 송헌)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폭행의 정도에 따라 고소를 함께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오히려 섣부른 고소가 초기 증거 확보를 가로막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사건이 흘러가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제대로 증거를 확보한 상태가 아니라면 일방 폭행이 쌍방 폭행으로 바뀌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② "담임 교사⋅교장에게 손해배상 청구 및 직무유기로 고소"
변호사들 "극히 일부 사례 일반화"
글쓴이는 가해자뿐 아니라 "담임 교사와 교장에게도 무조건 손해배상 책임이 있고 직무유기로 처벌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이 "주의⋅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역시 변호사들은 "극히 일부 사례를 일반화한 것"이라고 했다.
노윤호 변호사는 "판례는 학교 측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가 매우 드물고 대부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예외적인 경우 역시 교사가 피해 학생의 피해 호소를 고의로 방관하거나 축소⋅은폐한 경우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런 식의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때로는 피해 학생을 무고죄의 가해자로 전락하게 할 수 있다"며 "피해 학생에게 '모두를 적으로 만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신은혜 변호사 역시 "학교 측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며 "직무유기 등이 성립하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이고 어렵다"고 했다.
③"문제 해결 안 되면 학교의 창문은 다 때려 부숴라"
변호사들 "무책임한 대응 방법"
변호사들이 "가장 문제"라고 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글쓴이가 자신의 '경험담'이라며 한 피해 학생에게 "(문제를 신고했는데도) 해결이 안 되면 '학교의 창문이란 창문은 다 때려 부숴라'고 충고해줬다"는 내용이었다. 과격한 행동을 하게 해서라도, 문제를 공론화시키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역시 "무책임한 대응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은혜 변호사는 "참지 말고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적극 동감한다"면서도 "그 방법은 사건마다, 또 이를 감내하는 아이마다 다 다르다"며 "(이는) 오히려 아이의 학교생활을 힘들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노윤호 변호사도 "피해 학생에게 또 다른 폭력의 가해자가 되라고 가르치는 것밖에 안 된다"며 "결코 교육적인 방법이 아니며 피해 학생이 학교에서 징계 및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로톡뉴스=안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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