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인정된 강제동원 위자료 1억 원...日 기업 배상 책임 '확인'
80년 만에 인정된 강제동원 위자료 1억 원...日 기업 배상 책임 '확인'
2018년 대법원 판결을 기산점으로 인정
위자료 기준 시점은 '변론종결일'로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피해자들의 권리행사 장애 사유가 해소된 시점을 2018년 대법원 판결로 보고,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장기간이 경과한 사건의 위자료 산정 기준 시점을 변론종결일로 명확히 적용했다.
1938년 일본 후쿠오카, 강제노동 중 사망한 망인 J
이번 소송의 원고들(A, B, C, D, E)은 1941년 일본에서 사망한 망인 J의 상속인이다.
망인 J는 1938년경 구 F 주식회사(이하 '구 F')가 운영하던 일본 후쿠오카현 소재 K 제철소에서 강제노동을 했다. 망인은 열악한 환경에서 석탄 하역 작업 중 부상을 입어 척수가 내려앉아 움직이지 못했음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1941년 7월 9일 사망했다.
피고 F 주식회사는 구 F의 자산 등을 승계하여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는 회사다. 원고들은 2019년 3월 19일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청구권 및 소멸시효 쟁점에 대한 판단
법원은 구 F의 강제노동 강요 행위가 당시 일본 정부의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피고는 망인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피고 측은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채권이 소멸했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배척했다.
가. 청구권협정 적용 여부
법원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위자료 청구권이므로,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3다61381 판결)의 법리를 다시 확인했다.
나. 소멸시효 기산점 및 완성 여부
원고들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광복 이전에 발생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에게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1) 장애사유 해소 시점
법원은 관련 사건에서 대법원이 청구권협정에 관한 최종 해석을 판시한 2018년 10월 30일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었을 때 비로소 권리행사의 법률적 장애사유가 해소되었다고 보았다(대법원 2024. 1. 11. 선고 2018다47533 판결 등 참조).
2) 권리행사 기간
법원은 일본 기업 측이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들이 장애사유 해소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되기 전인 2019년 3월 19일에 소를 제기한 것은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 내라고 인정하며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기각했다.
위자료 산정 기준: 과잉배상 문제 해소
법원은 피고가 망인 J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4년 10월 28일을 기준으로 1억 원으로 산정했다.
특히 불법행위 종료일(1945년경)과 변론종결일(2024년 10월 28일) 사이에 약 80년에 이르는 장기간이 경과하여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일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만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했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76307 판결 등 참조). 이는 불법행위시로부터 지연손해금을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현저한 과잉배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피고에게 원고 A에게 6,130,300원, 원고 B, C, D, E에게 각 4,090,900원 및 변론종결일 이후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