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민사소송 절차와 다르게 진행되는 '재산분할심판'
일반적인 민사소송 절차와 다르게 진행되는 '재산분할심판'

재산분할심판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일반 민사재판과는 다른 절차로 진행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혼 소송은 크게 세 가지 쟁점으로 나뉜다. 이혼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것, 부부공동재산을 어떻게 분할할지에 대한 것, 자녀가 있다면 누가 양육할 것이며 양육을 담당하지 않는 사람이 양육자에게 양육비로 얼마를 줄 것인지에 대한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중에서 부부공동재산을 어떻게 분할할 것인지에 대한 것, 즉 재산분할심판은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일반 민사재판과는 다른 절차로 진행된다. 가사비송은 소송과 비교해서 가정법원에 더 큰 재량을 부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가정법원은 재산분할심판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공평한 분할을 위해서 재산분할 대상 재산으로서의 편입 여부, 대상재산의 금전적 가치, 분할방법, 분할 비율 등에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다. 이는 재판 결과에 당사자의 부양적인 요소, 실질적으로 공평한 분할이라는 관점이 크게 반영된다는 것을 뜻한다.
재산분할심판에서 일단 문제 되는 것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무엇이냐이다. 크게 보면 '부부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이에 반해 부부 일방이 가진 고유의 재산, 즉 특유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재산(예컨대 부부가 공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만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는 특유재산인 것처럼 보이지만 부부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공유재산이 되는 부분까지 포함된다. 재판 실무에서는 이 '실질적인 공유재산'의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도'라는 측면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결혼 당시부터 남편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아내가 가사노동을 통해서 남편이 이 부동산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면 이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유재산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재산분할의 대상인 재산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때는 단순히 취득의 경위나 명의가 아니라 결혼 기간이 몇 년인지, 자녀가 있는지, 다른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게 고려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체 분할대상재산 중 각자의 재산분할 비율에 따른 부분이 각자의 몫이 된다. 실무에서 재산분할 비율을 결정할 때는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크게 고려된다. 후견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약자에 해당하는 배우자에 대한 배려, 미성년 자녀를 누가 양육하는지 등이 고려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입을 통해 재산 증식에 기여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을 높이는 요소로, 반대로 재산을 낭비하거나 손실을 입힌 행위를 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 일방이 가정주부이어서 특별한 직업이 없다면 부양적인 요소를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높인다. 양육권자로 지정되어 자녀를 키우게 된 사정 등도 부양적인 측면에서 재산분할 비율을 높이는 요소이다. 특기할 것은 당사자 일방에게 어떤 재산이 존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금이나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어 증명이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상대방의 재산분할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재산분할심판청구는 절차적인 측면에서도 일반 민사소송과 많은 점에서 다르다. ① 일단 가사비송사건이므로 당사자의 변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가정법원이 자기의 권능과 책임으로 재판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수집한다. 가정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거나 증명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② 협의이혼의 경우이든 재판상 이혼의 경우이든 당사자는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 재판상 이혼을 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과 함께 재산분할도 다툰다. 이미 이혼을 한 이후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소멸하므로 그 전에 청구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③ 재산분할심판만 따로 진행하는 경우에 선고기일은 지정되지 않는다. 심문이 종결되면 재판부가 종국 결정을 내린 뒤 심판문을 당사자에게 송달한다. ④ 재산분할청구권은 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었을 때 성립한다. 따라서 1심이 확정되더라도 가집행(재판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선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양 당사자가 상소하지 않아 확정되거나, 대법원에서의 3심까지 확정되어야 비로소 집행이 가능하다. ⑤ 재산분할청구권은 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된 이후부터만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지연손해금율도 법정이율인 5%이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이율 12%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듯 이혼 과정에서의 재산분할은 일반적인 민사소송과는 다른 절차와 법리가 적용되는 것이 적지 않다. 따라서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거나, 혹은 청구를 당한 당사자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재판 전략을 세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재산분할 사건에 대해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