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까지 숨겼다” 1년 동거남의 거짓말, ‘관계 끝’ 협박에 무너진 신혼의 꿈
“아이까지 숨겼다” 1년 동거남의 거짓말, ‘관계 끝’ 협박에 무너진 신혼의 꿈
돌싱·자녀 존재 1년간 속인 남자친구
법적 책임 범위와 피해자 구제 방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저보고는 일을 더 키우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어떻게 가만히 있나요.” 1년간 미래를 약속했던 남자친구가 이혼 사실은 물론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는 것을 알게 된 A씨의 절규다. 신혼집까지 합치며 그렸던 행복한 미래는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A씨는 1년 전 남자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그는 자신을 미혼이라 소개했고, 가끔 연락이 오는 ‘전 여자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의 말을 믿고, 그를 더 배려하려 애썼다. 결혼을 약속하고 신혼집에 함께 살림을 꾸린 뒤에야 A씨는 그의 거짓말을 눈치챘다. 그의 휴대전화 속에는 ‘전 여자친구’가 아닌 ‘전처’와 ‘아이’의 흔적이 가득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A씨가 진실을 추궁하자, 남자는 “수치스럽다”며 오히려 욕설과 폭언을 쏟아냈다. 그리곤 “내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냐”며 모든 잘못을 A씨에게 돌렸다.
그의 변명은 궤변에 가까웠고, A씨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자문하기에 이르렀다.
“네 잘못이라 협의이혼?” 거짓으로 쌓은 첫 단추
남자는 “전처의 잘못으로 이혼했으며,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기에 협의이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법률 상식을 왜곡한 명백한 거짓말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협의이혼은 부부 양측이 이혼에 ‘합의’하고 법원의 확인을 받아 진행하는 절차”라며 “누구의 잘못을 따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여자 쪽 잘못이라 협의이혼했다’는 말은, 마치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포장하려는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내 아이 아니다” 주장, 양육비 의무 정말 없을까?
남자의 거짓말은 아이 문제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아내가 임신 중에 이혼했고, 아이가 태어난 뒤 유전자 검사를 해보니 내 아이가 아니었다”며 “그래서 양육비를 줄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혼인 중이거나 이혼 후 300일 내에 태어난 아이는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법적 추정을 깨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전자 검사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변호사는 “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야만 가족관계등록부가 정리되고 양육비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자의 주장대로라면, 그는 여전히 법적으로 아이의 아버지이며 양육비 지급 의무를 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든 진실이 담긴 ‘서류 한 장’ 그가 거부하는 이유
진실을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자의 ‘혼인관계증명서(상세)’와 ‘가족관계증명서(상세)’를 확인하면 과거 혼인·이혼 기록과 자녀 정보까지 모두 알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서류를 떼줄 수는 있는데, 그럼 우리 관계는 이걸로 끝”이라며 A씨를 협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증명서를 보여주면 모든 거짓말이 들통날 것을 알기 때문에 관계 단절을 무기로 협박하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주민등록등본으로는 세대가 분리된 자녀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A씨가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교묘하게 막고 있는 셈이다.
짓밟힌 1년, 법적으로 보상받을 길 있나
그렇다면 A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할까. 전문가들은 A씨가 법적으로 구제받을 길이 분명히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자친구가 이혼 및 자녀 존재라는 중대한 사실을 숨긴 것은 명백한 ‘기망행위(상대방을 속이는 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A씨는 정신적 손해배상, 즉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재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조선규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에서도 두 사람이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며 “A씨가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가사노동 등을 통해 재산의 유지 및 형성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사는 집이 남자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A씨의 기여분을 입증하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남자의 모든 주장은 법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거짓과 변명일 가능성이 크다.
A씨는 1년간의 믿음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었지만, 이제는 감정적 대응을 넘어 법의 보호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할 때다.
거짓으로 쌓아 올린 남자의 세계는, 이제 차가운 법의 심판대 위에서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