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까지 내고 합의도…'가짜' 정형외과 의사에 30년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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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까지 내고 합의도…'가짜' 정형외과 의사에 30년을 속았다

2023. 01. 05 18:18 작성2023. 01. 05 18:24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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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졸업 후 의사면허증 등 위조해 수술⋅환자 진료한 60대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의대 졸업 후 약 30년 가까이 '가짜 의사' 행세를 하며 무면허 진료를 본 6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이 위조한 의사면허증과 근무했던 병원의 약력 홍보 자료. /연합뉴스

'OO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OO대학교 의학석사, OO의대 정형외과외래 교수 역임.'


서울 등 전국 60곳 넘는 병원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로 활동한 A씨가 병원 홈페이지 등에 올린 자신의 약력이다.


이런 '화려한 약력'을 가진 60대 A씨는 27년 동안 의사로 근무하며 환자들을 치료했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의사면허증부터 명함, 위촉장까지 전부 위조였던 것. 무려 30년 가까이 의사로 둔갑해 살아온 '가짜 의사' A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음주 의료사고까지 내고, 합의도 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2부(양선순 부장검사)는 의사면허증을 위조해 의사 행세를 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로 60대 A씨를 지난 2일 구속 기소했다. A씨의 가짜 의사 행세는 A씨의 의료 행위에 의심을 품은 병원 관계자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밝혀졌다.


검찰 수사로 드러난 A씨의 혐의는 이렇다. A씨는 지난 1993년 의대를 졸업했지만, 국가고시에 불합격했다. 그러자 A씨는 3년 뒤 의사면허증을 위조해 의사 행세를 했다. A씨가 실제 의대를 다녔기 때문에 그를 고용했던 병원 등은 A씨가 내민 의사면허증을 의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주로 단기⋅대진 의사를 뽑을 때 검증이 다소 허술한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A씨가 받은 급여는 검찰이 확인한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억원이 넘었다. 무면허로 외과적 수술행위까지 해온 A씨는 음주 의료사고를 내고, 합의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형외과 진료과장 약력도, 소방서에 줬다는 위촉장도 모두 가짜였다. /연합뉴스


이러한 A씨의 행동은 당연히 불법이다. 보건범죄단속법은 제5조에서 "영리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무기징역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이다. 동시에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함께 부과될 수 있다.


종이 면허증, 돈 아끼려던 병원…곳곳에 허점

A씨는 어떻게 30년 가까이 '가짜 의사' 행세를 지속할 수 있었을까. 곳곳에 허점이 있었다.


의사 면허증이 종이 형태라 일반인들이 면허 유효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컸다. 검찰은 향후 이를 IC칩 등이 내장된 카드형 면허증으로 교체하고, 이를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거짓 면허증만 믿고, A씨를 채용한 병원 측도 문제였다. 이들은 고용보험 가입 등 비용 절감을 위해 A씨를 '미등록 고용 의사' 형태로 단기 채용하고, 병원장 명의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행하게 했다. 실제 A씨는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 명의로 '유령 수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렇듯 A씨를 고용한 뒤 병원장 등 명의로 의료행위를 하게 한 종합⋅개인 병원장 8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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