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두 배로" 임대인 요구에 법원 일침
"임대료 두 배로" 임대인 요구에 법원 일침
법원 "주변 시세 변동 추이에 역행하는 임대 조건
권리금 회수 방해" 판단, 손해액의 50% 배상 명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 강남구에서 7년간 미용실을 운영해온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A씨는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미용실을 양도하려 했으나, B씨가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를 현저히 초과하는 임대료를 요구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회기 판사는 A씨에게 권리금 손해액의 절반인 6,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5년 4월부터 해당 건물에서 미용실을 운영해 온 A씨는 2022년 3월, 임대차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임대인 B씨에게 전달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던 A씨는 신규 임차인 C사를 주선하고 1억 2,000만 원의 권리금 계약을 맺었다.
'주변 시세 역행' 고액 임대료의 문제
하지만 임대인 B씨는 신규 임차인 C사에게 기존 임대 조건(보증금 3억 원, 월차임 1,500만 원)의 두 배에 가까운 보증금 5억 원과 월차임 3,000만 원을 요구했다.
이는 환산보증금 기준 약 18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기존 조건에 비해 크게 인상된 금액이었다. 중개업자는 당시 주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B씨가 요구한 조건이 수용되기 어렵다고 조언했으나, B씨는 임대 조건을 고수했다. 결국 신규 임차인 C사는 계약 체결을 포기했다.
재판부는 B씨가 제시한 임대 조건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에 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자료를 근거로, 이 사건 건물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의 임대 가격 지수가 2018년과 2022년 초순경 유사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이러한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B씨가 요구한 임대 조건은 '임대가격 지수의 변동 추이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해배상 책임, 공평의 원칙 적용
재판부는 피고 B씨가 원고 A씨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에 따라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거나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다만,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50%로 제한했다. 이는 손해배상법의 '공평한 부담 원칙'을 적용한 결과다.
재판부는 ▲A씨가 7년간 영업하며 투자 비용을 상당 부분 회수했을 가능성 ▲권리금에 임차인의 영업 활동과 무관한 장소적 이익이 포함된 점 ▲A씨가 이 사건 건물 임차 시 권리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임대인 B씨에게 권리금 손해액 1억 2,000만 원 중 50%에 해당하는 6,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