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불법 굿즈, 알리·테무서 구매한 사람도 처벌받을까?
케데헌 불법 굿즈, 알리·테무서 구매한 사람도 처벌받을까?
'이 경우'엔 쇠고랑 찰 수도

중국 온라인 쇼핑몰서 판매 중인 '케데헌' 불법 굿즈.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팬 A씨.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구경하다 눈이 번쩍 뜨였다. 정식 출시되지 않은 케데헌 인형과 티셔츠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망설임도 잠시, A씨는 구매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결제 직후 찜찜한 마음이 든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 쇼핑몰의 불법 굿즈 판매는 다른 나라 콘텐츠를 도둑질하는 행위"라고 비판한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싼값에 혹해 짝퉁 굿즈를 산 A씨는 법을 어긴 걸까?
'개인 구매' 처벌은 어렵다
현행법상 A씨처럼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소량의 '불법 굿즈'를 해외에서 구매했더라도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우리 법의 칼날이 최종 소비자가 아닌 '판매·유통업자'를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의 조건: '배포할 목적'
저작권법은 불법 복제물을 "배포할 목적으로" 수입하거나 소지하는 행위를 침해로 간주한다. 즉, 내가 입을 티셔츠 한 장, 가방에 달 인형 하나를 사는 건 '배포'가 아니므로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상표법·관세법도 마찬가지
상표법 역시 "양도 또는 인도하기 위하여 소지"하는 행위를 문제 삼는다. 관세법상으로도 미화 150달러 이하의 자가사용 물품은 목록통관 대상이라 법적 위험이 거의 없다. 법 집행기관 역시 한정된 자원으로 개인 구매자보다는 대규모 유통업자를 단속하는 데 집중한다.
'이 경우'엔 처벌 대상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특정 조건을 넘어서는 순간, '직구'도 범죄가 될 수 있다.
① "이건 못 참지" 장바구니에 수십 개 담았다면
개인 소장 범위를 넘어 같은 상품을 수십 개씩 구매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사기관은 이를 재판매 등을 위한 '배포 목적'으로 판단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수 있다.
② "조금이라도 싸게" 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다면
관세 면제 한도(150달러)를 넘기지 않으려고 실제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언더밸류'는 명백한 관세법 위반이다. 대량의 완구를 '의자'로 허위 신고해 들여오려던 업자가 벌금 1,000만 원을 받은 사례도 있다(인천지방법원 2019. 9. 6. 선고 2019고정1265 판결).
처벌은 피해도 '도둑질' 돕는 셈
법의 그물망은 아직 개인 구매자까지 촘촘히 잡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매 버튼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콘텐츠 창작자의 땀과 노력을 훔치는 불법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짝퉁'인 줄 알면서도 굿즈를 구매하는 행위는 결국 K-콘텐츠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창작자의 의욕을 꺾는 행위에 동참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