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아니냐" 삼성 갤럭시 S22 'GOS' 논란, 변호사들과 법적 쟁점 살펴봤다
"사기 아니냐" 삼성 갤럭시 S22 'GOS' 논란, 변호사들과 법적 쟁점 살펴봤다
갤럭시 S22 시리즈, 게임 켜면 성능 '반 토막' 제어 시스템(GOS) 논란
게임뿐 아니라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1만개 앱에 영향 미친다는 주장도
"소비자 안전 때문"이라던 삼성, GOS 끌 수 있는 업데이트 '급' 약속하며 무마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최대 150만원대 최신폰이지만 뜻밖에도 '성능 저하'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년 만에 선보인 플래그십(flagship·기업 대표 상품)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정식 출시 전에 사전예약으로만 100만대 넘게 팔렸을 만큼 인기를 끌었는데, 지금은 또 다른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최고 성능을 자랑했던 갤럭시 S22 시리즈가 '툭하면' 성능이 반 토막 난다는 테스트 결과가 잇따르면서다. S22 시리즈 중 가장 비싼 울트라 모델 출고가는 145만 2000원. 무려 150만원대에 달하는 최신 스마트폰인데, 기존 구형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게임 애플리케이션(앱)만 켜면, 강제로 스마트폰 성능을 저하시키는 시스템이 작동된다는 문제에서 시작했다. 이른바 'GOS'(Game Optimizing Service·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문제다. 삼성이 갤럭시 모델에 GOS를 적용한 건 지난 2016년부터지만, 올해 나온 S22 시리즈가 가장 확연히 성능이 떨어진다는 게 IT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3일, 구독자 210만명을 둔 IT 유튜버 '잇섭(ITSub)'도 갤럭시 S22 시리즈의 GOS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며 문제 제기에 동참했다. 잇섭에 따르면, S22 시리즈에선 GOS 작동 여부에 따라 최대 51%까지 스마트폰 성능이 저하됐다.
시속 200km 주행도 거뜬하다던 신차가 실제론 100km 이상 속도를 낼 수 없게 자동 제어 장치가 달려있었던 거나 마찬가지다.
일부 사용자들은 고성능 게임뿐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앱에서도 GOS가 작동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GOS가 작동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앱은 1만여 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최신폰인 S22를 샀는데, 전화 통화만 잘 터지는 '효도폰' 수준이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 측은 S22 시리즈 출시 직후 "GOS가 작동하는 건 스마트폰 발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폰 성능을 테스트할 때 사용되는 '벤치마크' 앱에선 GOS가 켜지지 않도록 설정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성능 테스트를 할 때만 최고 효율이 나오도록 해놓고, 일반 사용자들이 실 사용할 때는 그보다 크게 저하된 성능만 작동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로 인해 고의로 성능 저하 사실을 숨긴 거라는 의혹이 일자, 유명 벤치마크 앱 개발사 '긱벤치(GeekBench)'까지 갤럭시 S22 시리즈 문제를 공식 언급했다. 긱벤치는 벤치마크 앱에서만 좋은 효율을 선보이고, 실제론 낮은 성능을 보이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대부분 화웨이 등 중국 저가폰 제조사들이 여기 속해있다.
이처럼 'GOS 사태'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삼성전자는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4일 삼성전자는 "고객이 GOS 설정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마련하겠다"고 공지했다.
로톡뉴스는 IT와 공학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변호사들에게 이번 'GOS 사태'에 대해 삼성 측의 태도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물었다. 그 결과 변호사들은 "제조사 삼성에 대해 사기 등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긴 어려워 보인다"고 한계를 짚었다.
그 근거는 삼성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삼성 법적 고지' 문서에 있었다.
법무법인 윈스의 허왕 변호사는 "'삼성 법적 고지'에 따르면, 삼성 폰 기기 자체가 아닌 소프트웨어나 앱으로 인해 생기는 손해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는다고 제조사 책임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변호사는 "애초에 S22 시리즈에 탑재하기로 약속했던 하드웨어를 다른 부품으로 사용한 게 아닌 한, 앱을 쓸 때 발생하는 성능 저하를 이유로 제조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시우의 채다은 변호사도 "공식적으로 삼성 측은 소비자 안전을 위해서 GOS를 강제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 소송에 가서 시시비비를 다투더라도, 소비자가 실질적인 배상 등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분명 있긴 하다.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이자 IT 분야 전문 변호사인 이지훈 변호사(심앤이 법률사무소)는 "GOS가 동작하지 않으면 발열이 잡히지 않을 정도 제품이라면, 하드웨어적 결함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법률 자문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제조사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모두 인식하고도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기망하는 광고행위를 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특히 "삼성 측이 새롭게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현재 기준으로는 갤럭시 S22 시리즈 사용자가 GOS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고사양을 누리기 위해 플래그십 모델을 구매하고도, 제조사가 강제로 동작시킨 소프트웨어로 인해 저하된 성능을 강요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삼성 측에 과장 광고에 따른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더 나아가, 과장 과고가 인정된다면 소비자가 구매 계약을 해제하거나 환불을 요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채다은 변호사도 "소비자가 값싼 보급형 모델 대신 비싼 플래그십 모델을 선택하는 건, 그만큼 더 좋은 성능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플래그십 모델을 선택한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GOS로 인해 강제로 성능이 저하될 거라는 걸 사전에 알았다면 적극적인 구매 요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기망'이 일부 있어 보인다는 취지다.
이어 채 변호사는 "그런 만큼 삼성이 계속해서 '안전을 위해 낮은 성능을 참고 쓰라'고 강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뒤늦게라도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GOS를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대안으로 내놓은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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