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를 아내로 착각" 황당 변명 안 통했다…친족 성범죄 징역 2년 6개월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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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를 아내로 착각" 황당 변명 안 통했다…친족 성범죄 징역 2년 6개월 철퇴

2026. 03. 25 09:37 작성2026. 03. 26 09:54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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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자는 척했던 피해자

항소심도 징역 2년 6개월 실형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친족 사이의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자신의 아내로 착각했다고 변명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범행 당시 피해자는 깊은 잠에 빠진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 자는 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이 기막힌 상황을 두고 복잡한 법리적 판단을 내렸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피고인 A는 피해자 B의 이종사촌 언니인 C의 남편으로, 피해자와는 4촌 이내의 인척 관계다.


2023년 8월 12일 저녁, 이들은 외할아버지 제사를 지낸 뒤 A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술을 마셨다.


당시 집에는 A 부부와 피해자 B, 그리고 B의 남동생이 함께 있었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피해자 B와 언니 C는 안방 침대에서 함께 자고, B의 남동생은 거실에서, 피고인 A는 작은방에서 자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8월 13일 새벽 4시경, 피고인 A는 아내와 처제가 자고 있는 안방으로 몰래 들어갔다.


그는 침대 바깥쪽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 B의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과 아랫배를 만지는 등 추행을 저질렀다.


옆에서 자던 아내 C가 뒤척이자 A는 황급히 방을 빠져나갔다.



아내로 착각했다는 A의 주장, 법원은 왜 배척했나?

법원은 피고인 A가 피해자 B와 아내 C를 헷갈렸다는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 A는 술에 만취해 상황이 기억나지 않으며, 평소 자신이 자던 안방 침대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아내로 착각해 스킨십을 한 것이라며 추행의 고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4노1002 재판부는 객관적인 정황상 피고인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안방 조명이 꺼져 어두웠지만 침대 헤드 쪽에 설치된 전자시계 불빛과 장롱 거울에 반사된 빛으로 사람의 신체 윤곽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피해자 B와 아내 C는 체형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피해자 B는 아내 C보다 몸무게가 10kg가량 더 무거웠기 때문에 신체 접촉을 시작할 당시 둘을 구별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또한 피고인 A는 범행 직후 안방에서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나온 피해자 B가 남동생의 행방을 묻자 대답을 하는 등 상황 판단 능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당황하거나 놀라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 B가 깨어있었는데 '준강제추행'이 어떻게 성립하나?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범행 당시 피해자 B가 깨어있었다는 사실이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범죄가 완성되지 못했다고 보고 '불능미수' 법리를 적용했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B는 피고인 A가 처음 가슴을 만질 때부터 깨어 있었지만, 너무 무서워서 가만히 자는 척을 했다고 진술했다.


'준강제추행'이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재판부는 피해자 B가 실제로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인 A가 애초에 의도했던 준강제추행이라는 결과 자체가 발생할 수 없었다고 보았다.


하지만 처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대법원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따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인식한 사정을 기준으로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범죄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로 처벌된다.


피고인 A는 피해자 B가 깊은 잠에 빠진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제추행) 불능미수를 유죄로 인정했다.


최종 형량과 형사공탁의 영향은?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합85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동일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내렸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 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가 친족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리고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 B가 상당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이종사촌 언니 C와의 관계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특히 피고인 A는 1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B를 위해 1,500만 원을 형사공탁했으나, 피해자 B가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제출하며 수령을 단호히 거부함에 따라 법원은 이를 유리한 양형 사유로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초범이라는 점과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는 점만이 일부 참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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