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떨군 500만원 짜리 내 아이템...돌려달라 하니, 주운 사람 “반값 내놔”?
실수로 떨군 500만원 짜리 내 아이템...돌려달라 하니, 주운 사람 “반값 내놔”?
반환 대가로 230만원 요구
점유이탈물횡령·공갈죄 성립 가능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게임에서 실수로 현금 500만원 상당의 아이템을 떨어뜨린 A씨.
근처에 있던 다른 이용자가 이 아이템을 주운 뒤, 돌려주는 대가로 가치의 50%에 달하는 230만원어치 게임머니를 요구했다.
A씨는 아이템을 돌려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넸지만 과도한 요구에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이처럼 남의 물건을 줍고 과한 보상을 요구하는 행위,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우선 ‘점유이탈물횡령죄’부터 검토
변호사들은 우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줍고 돌려주지 않은 행위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점유이탈물횡령죄다. 우리 형법은 유실물 등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형법 제360조).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게임 아이템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데, 떨어진 아이템을 습득한 뒤 돌려주지 않고 자기 것처럼 취득했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 안 주면 안 돌려준다” 압박했다면 ‘공갈죄’
나아가 돌려주는 것을 빌미로 과도한 대가를 요구한 행위는 공갈죄까지도 검토해볼 수 있다. 단순히 보상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돌려주지 않을 것처럼 압박해 돈을 받아냈다면 문제가 된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반환을 빌미로 과도한 대가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돌려주지 않겠다는 압박이 있었다면 형법 공갈죄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돌려받고 싶으면 50% 상당을 내라’는 취지로 압박했고,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급했다는 흐름이 대화 내용으로 확인되면 정당한 보상 요구가 아니라 부당한 이익 취득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미 준 돈, 법정 보상금 20% 초과분은 ‘부당이득’
A씨가 이미 지급한 230만원을 일부라도 돌려받을 방법도 있다. 유실물법은 물건을 주운 사람이 물건 가액의 5~20% 범위에서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A씨 사례처럼 아이템 가치가 500만원이라면 법정 보상금 상한선은 최대 100만원(20%)이다. 따라서 이를 초과하는 130만원은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해 민사 소송을 통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게이트 정덕 변호사는 “이미 지급하신 금액 중 적정 보상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부당이득으로 보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상대의 행위가 공갈죄 등 불법행위로 인정되면 지급한 230만원 전액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증거 확보가 핵심…채팅 기록, 길드원 증언부터 모아야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선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길드원들이 많다는 점은 A씨에게 매우 유리한 정황이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상대방 닉네임, 서버, 시간대, 채팅 원문 캡처, 아이템 드랍·습득 정황, 길드원 목격 진술을 최대한 모아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게임사에 즉시 연락해 채팅 로그, 아이템 이동 기록 등 데이터 보존을 요청하는 것도 필수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상대를 고소하면 수사기관을 통해 상대방의 신원을 파악하고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