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밤낮없이 일하는 의료진에 "방 빼"라던 호텔, 그 행동 '불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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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밤낮없이 일하는 의료진에 "방 빼"라던 호텔, 그 행동 '불법' 입니다

2020. 03. 13 19:3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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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의료진들, 위기 상황 속 하루하루 버티는데

경남의 한 호텔은 "방 빼라"⋯서울 대형병원은 "봉사 간 곳 위험하니 면접 오지 마라"

지난 10일 서울의 한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추위에 팔짱을 낀 모습이다. /연합뉴스

"가장 힘들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가겠습니다."


"(의료진의)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중 대구⋅경북 지역 비중은 88%(13일 자정 기준)다. 이 지역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람들은 가능하면 이곳을 벗어나려 애를 썼다. 실제 다른 지역에 연고가 있는 대구 사람들은 대구를 잠시 떠나기도 했다.


모두가 빠져나오려고 하는 이 지역에, 반대로 기꺼이 들어간 사람들이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료진들이었다. 매일 수백 명씩 확진자가 쏟아져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달려온 영웅들이었다. 이 중에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몰래 왔다고 한 결혼 5개월 차 간호사도 있었다.


걱정되고 기분 나쁜 뉴스들이 가득한 요즘, 국민들을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준 이들이었다.


그런데 고생 중인 의료진들 마음에 대못을 박는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경남 창원의 한 호텔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방을 비워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고,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은 경북 안동에서 의료 봉사를 했다는 이유로 간호사 채용 면접 기회를 박탈하려 했다.


6일 만에 "짐 빼"라는 호텔 vs. 무료로 숙소 제공하겠다는 호텔

경남 창원병원 의료진 중 59명은 하루아침에 숙소에서 짐을 빼야 했다. 병원 내부 숙소가 없어 인근 호텔에서 머무르게 된 지 6일 만이었다. "감염 우려가 있다"는 민원 때문이었다.


해당 호텔은 지난 11일 "호텔 내 예식업체 및 임대 업주의 강한 반발이 있었다"며 "이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예식업체는 "사전에 의료진 수용을 호텔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부분도 있다"며 서로 책임을 미뤘다.


결국, 의료진 59명 중 23명은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다른 호텔에 짐을 풀었다. 나머지 36명은 집에서 출퇴근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한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교대근무를 마친 의료진이 휴게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한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교대근무를 마친 의료진이 휴게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봉사 중인 간호사에 "면접 오지 말아라" 통보한 서울 대형병원

의료진이 차별을 받은 사건은 서울에도 있었다. YTN 보도에 따르면 경북 안동에서 의료 봉사 중이던 간호사 A씨는 지난 6일 갑자기 "(채용) 면접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경력 간호사 채용에서 1차 합격한 뒤였다.


당시 병원 관계자는 A씨에게 "(안동의료원) 확진자가 많아서 아무래도 면접은 좀 어려울 것 같다"며 "다음 기회에 공고가 나면 그때 좋은 인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원하면 지금이라도 화상 면접을 볼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부당한 대우 받은 의료진들이 할 수 있는 법적 대응

이 보도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격려나 위로는 못 해줄망정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차별을 겪은 의료진들이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 '법률사무소 한종'의 박철훈 변호사. /로톡DB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 '법률사무소 한종'의 박철훈 변호사. /로톡DB


부당하게 의료진 내쫓은 호텔 "손해배상청구"

법률사무소 용기의 박예지 변호사는 "호텔 측이 부당하게 숙박 계약해지 또는 추가 숙박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사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호텔 측이 상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숙박계약을 해지하거나, 추가 숙박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이라며 두 가지 근거를 들었다. ①의료진 사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 아닌 점, ②다른 숙박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식업체 및 임대인의 반발로 숙박을 거부한 점 등 이었다.


청구 가능한 손해배상금액은 "'숙소를 옮기는 데 사용한 비용 + 옮긴 숙소의 요금이 더 비쌀 경우 그 차액'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에 법적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한 변호사도 있었다. 법률사무소 한종의 박철훈 변호사는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라 기존 법으로는 공백이 있을 것 같다"며 "손해배상청구를 해도 승소가 어렵고, 이겨도 소액일 것 같다"고 밝혔다.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로톡DB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로톡DB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도 “실제 소송에서는 의료진이 승소한다고 보장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호텔 입장에서는 다른 투숙객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코로나19’ 감염 등)을 차단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휘성의 박지윤 변호사 역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손해배상책임 역시 호텔 측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라는 점을 입증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당하게 면접 기회 박탈한 병원, 사립이라서 방법이 없다

경북 지역에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간호사의 면접 기회를 박탈한 병원도 져야할 책임이 있을까.


해당 병원이 국립이라면 방법이 있다고 했다. 박예지 변호사는 "(국립 병원이) 면접 기회를 주지 않고 불합격 처리를 했다면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사립 병원이라면 방법이 마땅치 않다. 박철훈 변호사는 "문제가 된 병원은 사립병원"이라며 "처분 취소 소송은 행정소송에만 있는 개념이라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윤 변호사도 "윤리적 비난은 가능하다 할지라도 법적으로 문제 되는 부분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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