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법 마무리 칼럼 - '식별력' 소감
상표법 마무리 칼럼 - '식별력' 소감

'허니버터아몬드'라는 문자와 버터 조각⋅아몬드⋅ 꿀벌 등의 디자인을 결합하여 출원 등록했다. 그 덕택에 선행상표인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문자 상표와 충돌 없이 상표등록이 되었다. /특허청
#1. 상표법 이해를 위한 제1 키워드 - 식별력
상표법상 '식별력' 있는 상표만이 등록 가능하다. 창업 초기 무명의 존재였던 자기 상표가 점차 뚜렷한 식별력을 얻게 되어, 유명상표로 성장하기도 하기 때문에 상표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나아가서 앞서 소개한 '불닭' 사례에서 보듯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유명상표(주지 또는 저명상표)가 되더라도, 사후관리에 소홀하면 상표의 식별력이 희석되거나 상실되어 그 상표 가치가 추락할 위험도 있다.
이번에는 상표법상 식별력에 관한 칼럼을 마감한다. 마지막으로 '허니버터아몬드'와 '양평두물머리핫도그' 두 가지 분쟁사례를 소개하면서, 특히 청년 창업가들에게 교훈 될 만한 상표법 지식을 조금 더 공유해 드린다.
#2. 허니버터아몬드 상표권 분쟁 사례
'허니버터아몬드' 분쟁은 상표법상 식별력 쟁점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사건이다. '허니버터아몬드'의 문자 부분은 원재료를 표시한 것에 불과한데, 노란색 바탕의 도형 결합을 통하여 식별력을 보완 출원하였고, 그 덕택에 선행상표인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문자 상표와 충돌 없이 상표등록이 되었다.
즉, 2015년 길림양행이라는 견과류 업체는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허니버터아몬드'라는 문자와 버터 조각⋅아몬드⋅ 꿀벌 등의 디자인을 결합하여 출원 등록했다. 이어서 머거본이라는 경쟁업체도 유사한 도형 표장을 출원 등록하였고, 이후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 대법원으로 이어진 분쟁 끝에 길림양행 상표는 선사용상표(해태제과 허니버터칩)와 '식별력 인정'되어 유효, 머거본 표장은 선출원 상표(길림양행 표장)와 '동일·유사'하다는 이유로 무효 확정되었다.

길림양행과 머거본 간의 위 판결 이유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허니버터아몬드' 표장의 선사용상표인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주지상표에는 해당하지만, 길림양행의 등록상표 출원일을 기준으로, 그 상표의 수요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까지 알려지고 또한 양질감으로 인한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된 이른바 '저명상표'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한 부분이다.(특허법원2019허2837판결 등록무효(상))
소송당사자 아닌 해태제과로서는 뜻밖의 타격이자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유수의 명문 제과업체가 자사 스낵식품 가운데 최고 인기 제품인 '허니버터칩'과 관련성 높은 '허니버터아몬드' 상표권 분쟁의 귀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은, 그 회사의 상표관리가 부실 태만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3.양평 두물머리 핫도그 분쟁 사례
여태 살펴본 상표법 기초지식에 따르면, '양평 두물머리'는 특정인이 독점 사용해서는 안 되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며, '연잎핫도그' 역시 상품의 재료, 효능, 성분을 직접적으로 기술하는 성질 표시에 불과하기에, 그 문구를 특정인이 독점으로 상표 등록할 수 없다.
'양평 두물머리'는 서울 근교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이기에, 관광객을 상대로 한 핫도그 판매업체가 다수 영업하고 있는데, 그곳의 핫도그 업체 모두 연잎 가루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업체명도 두물머리연핫도그, 양수리연핫도그, 연핫도그, 늘솜두물머리핫도그 등 비슷한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 '두물머리연핫도그'는 2019년 3월경에 TV 프로그램 '전지적참견시점'에 방영되고, 다른 업체인 '양수리연핫도그'도 TV 프로그램 '6시 내고향'에 소개되는 등 인기가 높다.
그 점에 착안하여 어느 청년 창업가가 지난해 5월 독자적으로 핫도그 공장에서 연잎핫도그를 냉동 형태로 생산하여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였다. 현지 업체와 다르게 자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조하였으며, 기존 업체의 제품을 모방하기보다는 홍보문구에 자사의 특별한 레시피(두유 반죽 등)를 강조하며 차별성을 꾀하였다. 그리고 '청년스낵'이라는 브랜드를 온라인몰 제품설명 및 포장지에 명시하여 판매하였다. 또한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청년스낵 양평 두물머리 연잎핫도그' 상표를 출원하여 현재 심사 진행 중이다. 기존 업체도 그보다 늦게 '두물머리 연핫도그 정평화 since2009' 출원 신청을 하였으나, 양자는 그 문구와 디자인이 상이하다.

그런데 기존 오프라인 업체는 청년스낵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위반의 형사고소와 온라인 영업활동을 중단하고 법정손해금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함께 제기하였다. 아직 분쟁초기이고, 사실관계가 전부 규명되지 않았지만, 양평두물머리 인근에 다수의 경쟁업체가 공개리에 자유 영업을 하고 있는 마당에, 특정 업체가 타업체의 온라인 판매업을 금지하고 자신이 독점하겠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4.교훈 - 청년창업가를 위한 상표법 조언
현행 상표법상 식별력 없는 상표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는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 산지·품질·원재료·효능을 표시한 성질표장, 현저한 지리적 명칭, 흔한 성 또는 명칭, 간단하고 흔한 표장 등이 열거되어 있다. 다만 표장 자체의 식별력은 부족해도 특정인이 꾸준히 사용하면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경우도 있고, 구체적 사례에 따라 등록요건에 대한 특허청과 법원의 판단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단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평소 상표법 전문변호사나 변리사의 자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상표분쟁 사례를 접해보면, 상표권자가 자기상표의 식별력에 대한 심층 이해 없이 무리하게 형사고소부터 제기하거나, 자신의 '권리보호범위'를 넘어서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가혹하게 영업금지를 추구하다가 패소 당하는 권리자도 적지 않다.
코로나 영향으로 청년창업이 늘고 있다. 사회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고용이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도 예비창업자를 위한 지원 육성책에 아낌이 없다. 그 덕택에 온라인 마케팅을 이용한 창업을 시도하는 청년창업이 늘어나고, 바야흐로 청년창업의 전성기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창업단계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수 가운데 하나가, 기존의 유명 상표나 사업모델을 모방해서 무임승차(free-ride)하려는 편승 행위이다. 그 경우 자칫하면 기존의 시장 질서를 지키려는 권리자로부터 법적인 분쟁에 휘말리고, 심지어 창업을 중도 포기하게 될 수가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존 사업주 역시 극단적 소송과 같은 대립적 방안보다는, 대화를 통하여 상생을 도모하는 해결책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