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보일 정도였는데”…6주 골절, 법원 ‘무죄’로 뒤집힌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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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보일 정도였는데”…6주 골절, 법원 ‘무죄’로 뒤집힌 반전

2025. 10. 23 09:3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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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히는 과정서 6주 개방성 골절 입었으나 CCTV 불명확

피해자 진술 번복 등 '합리적 의심 배제' 못 해

만취 손님 6주 골절에도 ‘직원 무죄’…판결문 속 충격 반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024년 6월 20일 저녁 10시경, 인천 중구의 한 숙박업소 객실 앞에서 투숙객 D(남, 56세)가 왼쪽 새끼발가락에 개방성 골절로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직원 A가 피해자 D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를 전달하던 중 객실 내 흡연 문제로 시비가 붙으면서 시작됐다. 객실 문은 복도에서 객실 안 방향으로 열리는 구조였으며, D는 문을 절반보다 작게 연 채 맨발로 문 옆에 서 있었다.


검찰은 직원 A가 시비 중 반쯤 열린 출입문을 밀어 문 모서리로 D의 새끼발가락을 찧게 했다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A는 "피해자가 담배 피운 사실을 부인하며 스스로 문을 닫다가 생긴 상처일 뿐, 문을 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피고인이 문을 밀었다?" CCTV 침묵과 피해자 '진술 오락가락'의 딜레마

법정에서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직원 A가 객실 문을 밀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먼저, 사건 당시를 녹화한 CCTV 영상은 사고 장면이 명확하게 녹화되어 있지 않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더 결정적인 것은 피해자 D의 진술이었다. D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고인이 문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려 다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검찰이 기소한 '문을 밀었다'는 공소사실과 달랐다.


나아가 D는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당시 문고리를 자신이 잡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현장에서의 진술과 또다시 달라 진술의 일관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만취한 피해자, '스스로 찧었을 가능성' 배제 못 한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내용 외에도 상해 발생의 다른 가능성이 재판 과정에서 부각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처 모양을 근거로 문이 피해자의 발에서 멀어지는 방향보다는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다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황을 인정했다. 이는 문이 닫히는 과정에서 부딪혔을 가능성 자체는 있으나, 피고인의 주장(피해자가 닫았다)과 공소사실(피고인이 밀었다) 중 어느 쪽이 맞는지를 명확히 가리지는 못하는 정황이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피해자 D가 술에 취하여 얼굴이 붉은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 점을 중요하게 고려하며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발가락을 문에 부딪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최종 판단: 증명 부족으로 '무죄' 선고

결국 인천지방법원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가 객실 출입문을 밀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직원 A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뼈가 드러날 정도의 심각한 상해를 입은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진술의 비일관성과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객관적 증명의 부족으로 '과실치상' 혐의는 성립하지 않은 것이다.


[단독] 인천지방법원 2025고정269 판결문 (25. 9. 1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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