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로 보나 용서 가치 없다" 공무원 폭행범, 벌금 120만원 철퇴
"어느 모로 보나 용서 가치 없다" 공무원 폭행범, 벌금 120만원 철퇴
직장 내 감정 문제로 후배 공무원 찾아가 상해 입혀
'둘러대기' 일관한 피고인에 법원 일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5단독(2024고단2572 상해 사건)은 근무 중 감정적인 이유로 후배 공무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상해)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벌금 12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공복(공무원)으로서 성실히 일할 책무를 저버렸다"며 엄중히 꾸짖었고, "용서해줄 필요나 값어치가 없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2024년 3월 13일 오전, 부산광역시 서구청 B 사무실에서 일하던 피고인 A가 다른 건물에 위치한 C 소속 후배 공무원 피해자 D(여, 38세)를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앞서 피해자 D는 피고인에게 "앞으로는 서로 없는 사람처럼 치부하고 살자, 직장 내 다른 상사분에게 제 험담을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를 받은 피고인 A는 30분 뒤 피해자 D의 사무실을 찾아갔고, 밖에 나가 이야기하자는 제안을 피해자가 거절하자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목과 어깨를 밀쳤다. 이 폭행으로 피해자 D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목뼈 염좌,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16분 동안 왕복 6분 빼도 10분 남아…" 피고인의 변명과 법원의 시간 계산법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A는 "피해자를 찾아가 이야기하자면서 어깨에 손을 대었을 뿐, 주변 제지로 돌아왔으며 다시 찾아가 상해한 바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며 다퉜다. 또한, 자신이 일하던 사무실(B)과 피해자의 사무실(C)이 다른 건물에 있어 왕복할 시간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변명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피고인의 주장을 증거와 시간 분석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피해자와 목격자의 일관된 진술: 피해자 D는 피고인이 처음 찾아와 시비하다가 제지(G)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목, 어깨를 밀쳤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같은 사무실 직원 E와 F 역시 피해자가 맞는 소리가 나서 보았더니 피고인과 시비하며 피해자의 몸이 크게 흔들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 CCTV가 증명한 '16분의 공백': 피고인이 피해자와 통화한 시각(09:29경)과 사건 직후 공문을 결재한 시각(09:45경) 사이에는 16분의 간격이 있었다. 피고인이 제출한 영상에 따르면 두 사무실 간 왕복 이동 시간은 넉넉잡아 6분에 불과했다. 법원은 16분에서 왕복 6분을 뺀 10분, 그리고 잠시 건물 밖에 나갔다 돌아올 시간을 5~6분으로 잡아 빼더라도 4~5분의 시간이 남아 피해자를 상해하는 데는 "넉넉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
- 거짓 진술서 제출한 증인: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했던 증인 H는 당초 피고인이 나갔다가 다시 찾아와 소란이 일어났다고 손글씨로 진술서를 작성했다가 법정에서는 '피해자의 부탁 때문에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법원은 이를 두고 "실체 진실 발견을 거스르는, 극도로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신빙성을 배척했다.
"진심 어린 사죄는커녕 둘러대기 일관" 법원의 단호한 양형 이유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피고인은 '공복'으로서 근무 중 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 다른 건물에 있는 후배 공무원을 찾아가 소란을 피우고 상해를 입혔다. 더욱이 진심 어린 사죄나 피해 보상은 커녕 '어깨에 손만 댔을 뿐 다시 찾아갔다거나 상해한 적은 없다'고 둘러대는 바람에 피해자를 비롯한 여러 공무원이 근무 시간에 법정에 출석, 증언하여 공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했다.
법원은 "어느 모로 보나 용서해줄 필요나 값어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범행했으며, 다행히도 상해가 가벼이 그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러한 점과 비슷한 상해죄 양형 동향을 고려하여 벌금형 상한(1천만 원)의 12%에 해당하는 벌금 12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할 것을 명하고, 소송비용은 피고인 스스로 부담하도록 명했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단2572 판결문 (2025. 4. 30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