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한다"더니 선물거래 도박으로 '탕진'…친구 돈 빌린 지인, 사기죄 될까?
"비트코인 투자한다"더니 선물거래 도박으로 '탕진'…친구 돈 빌린 지인, 사기죄 될까?
개인회생 신청한 지인 서류 보고 알게 된 진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인 B씨의 비트코인 투자 제안에 A씨는 돈을 빌려줬다. 갚을 능력이 있다는 말을 믿었고, 차용증까지 썼다.
하지만 B씨는 약속된 변제 시점이 되자 "코인 가격이 99% 폭락해 돈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며 변제를 미뤘다.
A씨는 손실이 나도 이 정도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A씨는 B씨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를 보고 A씨는 충격에 빠졌다. B씨가 빌려간 돈으로 현물 비트코인을 산 것이 아니라, 도박에 가까운 초고위험 파생상품 '선물거래'를 하다 돈을 모두 날린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이런 위험한 거래에 돈을 쓸 줄 알았다면 절대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B씨의 행동을 사기죄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비트코인 투자"와 "선물거래"는 완전히 다른 얘기
B씨의 행동은 형사상 '용도 사기'에 해당해 처벌받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돈을 빌려준 목적과 실제 사용한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핵심으로 짚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빌린 돈을 다른 파생상품 선물거래로 사용한 것은 용도사기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질문자에게는 비트코인을 구매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파생상품 선물거래를 했다면 이는 용도 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는 단순히 투자에 실패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투자라고 하면 현물 구매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며, 파생상품 거래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고위험 투기"라며 "채무자가 현물 구매가 아닌 고위험 파생상품 거래를 한 것은 중요한 사실을 은닉하거나 허위로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A씨가 B씨의 실제 투자 계획(선물거래)을 알았다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므로, B씨가 투자 용도를 속인 행위 자체가 '기망행위(상대를 속이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개인회생 서류가 '스모킹 건'…사기죄 인정되면 빚도 못 피한다
B씨가 스스로 법원에 제출한 개인회생 신청 서류는 그의 기망행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채무자가 개인회생 과정에서 드러낸 투자 내역은 대여 당시 진술의 허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라고 짚었다.
변호사들은 사기죄로 고소해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이 피해 회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사기죄로 발생한 채무는 개인이 회생이나 파산을 하더라도 면책(빚을 탕감받는 것)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엔 법률사무소 백서준 변호사는 "사기죄가 성립하면 채무자가 회생이나 파산을 해도 원금은 다 보전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회생결정이 나와도 채권이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고소 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를 통해 B씨를 압박하고, 처벌을 피하기 위한 합의 과정에서 피해 금액을 돌려받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