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들으란 듯 "진짜 성폭행이 뭔지 보여주겠다"…보복협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피해자 들으란 듯 "진짜 성폭행이 뭔지 보여주겠다"…보복협박으로 처벌될 수 있다

2021. 11. 09 15:41 작성2021. 11. 11 16:55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2심 재판 결과 징역 3년 6개월 선고된 가해자

가해자의 지인, 재판서 "진짜 성폭행이 뭔지 보여주겠다" 발언

변호사들 "특가법상 보복협박죄로 처벌 가능한 사안"

성폭행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가해자. 그의 지인이 재판을 방청하러 온 피해자의 지인들이 들리도록 "진짜 성폭행이 뭔지 보여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사들은 "가해자의 지인에게 특가법상 보복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9월, 한 성폭행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자신이 입은 피해를 많은 사람 앞에서 진술해야 하는 만큼 그 자체로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날 피해자와 함께 재판을 방청하러 온 지인들은 현장에서 상상도 못 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진짜 성폭행이 뭔지 알아야 돼", "이런 XXX는 다른 걸로 혼나야 돼. 성폭행이 뭔지 보여줄까? 성폭행이라는 건 XXXX 그다음에 죽이는 게 성폭행이야."


가해자의 지인인 A씨가 재판정 앞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며 한 말이었다. 마치 피해자가 들으라는 듯 욕설과 함께 쏟아진 위협적인 발언. 보복을 지시하는 듯한 말까지 이어졌다.


"네가 해라, 정리. 얘. 사이코패스는 안 돼. XXX 같은 X."


가해자는 이미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였다. 이날 열린 2심에서도 재판 결과는 징역 3년 6개월로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피해자는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인으로부터 이 발언을 전해 듣고, 집을 떠나 다른 곳에 숨어 지내고 있다고 SBS는 보도했다.


변호사들 "형법상 협박죄 넘어 특가법상 보복협박 성립 가능한 사안"

피해자 측은 이러한 협박성 발언을 공공연하게 꺼낸 A씨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 로톡뉴스는 A씨에게 어떠한 법적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알아봤다.


우선, 형법상 협박죄(제283조)다. 공포심을 느낄 수 있을 만한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해당 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는 "혼잣말을 의도했더라도 제3자가 보기에 협박이라고 느낄 만했다면 협박죄의 구성요건인 '해악의 고지'를 한 것"이라고 봤다.


더욱이 사건의 정황을 종합했을 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죄도 성립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판단했다(제5조의9 제2항). A씨가 자신의 지인이 가해자로서 재판을 받는 와중에, 피해자가 해당 사건에 대한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에서 이 같은 보복성 발언을 꺼냈기 때문이다.


우리 법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진술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협박죄를 저지른 경우, 이를 가중처벌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벌금형 없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단순 협박죄보다 더 높다.


사실 A씨가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향해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혐의를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에게 직접 협박한 게 아니더라도, 혐의 성립에는 무리가 없다"는 게 변호사들의 의견이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 DB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 DB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해당 발언이 피해자의 지인을 건너 도달한 경우라도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 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역시 "해악의 고지는 피해자에게 직접 하지 않아도 성립한다"며 "당시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 측에게 해당 발언이 전달되도록 의도적으로 전화 통화를 크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박지영 변호사 역시 "가해자가 서신을 통해 피해자를 협박한 것과 비슷하게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해당 발언을 한 가해자의 지인 A씨는 "설마 (내가) 피해자를 지칭해 그렇게 말했겠느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독자와의 약속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